[사진=LG전자]
LG 스마트폰 'V50S ThinQ'. [사진=LG전자]

【뉴스퀘스트=이규창 경제에디터】 LG전자가 올해 3분기에 잠정적으로 15조6990억 원의 매출액에 78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매출액은 역대 3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2009년 3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개별 사업부문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신가전 판매 호조, TV 사업 회복과 함께 스마트폰 부문인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이익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적자 폭이 줄었다고는 하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한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나겠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프리미엄 폰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오래 전부터 삼성전자, 애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해왔다.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모토로라, 노키아 등을 생각하며 그나마 LG전자의 버티기를 기특하다고 해야 할까.

오는 11월이면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 지 10년이 된다. 최초 아이폰은 지난 2007년 1월에 발표됐지만 호환 문제가 있었다.

2008년 6월 출시된 ‘아이폰 3G'는 2009년 11월이 돼서야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폰의 등장은 모두 알다시피 개인의 일상까지 바꾸는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당연히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줬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갖춰지기 전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는 물론, 노키아, 모토로라 등 전세계 휴대전화 강자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자리를 잡은 후 삼성전자는 ‘세일즈 머신’이라는 평가답게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갔고 글로벌 판매량에서 애플마저 따돌렸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도태되면서 LG전자도 한 때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주자의 하나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거대한 중국 시장을 배경으로 출발한 화웨이와 샤오미 등에도 밀리는 등 다시 암흑기로 접어들었다.

LG전자는 초기 스마트폰 제품의 품질 이슈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타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내구성 및 발열 문제, 사용자환경(UI), 디자인 등 개선, 멀티 카메라 및 에어모션 기능 장착 등등. 오락가락하던 제품명도 어느 정도 정착됐고 각 제품 라인업의 방향성도 뚜렷해졌다.

실제로 주변에 (많지는 않지만)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만족감을 표시한다. 제원을 봐도 경쟁사보다 부족하지 않다.

다만, ‘괜찮아’, ‘많이 좋아졌어’ 정도의 반응이다.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사용자는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그들의 선택 기준도 대체로 ‘경쟁사 대비 약간 저렴해서’ 정도로 수렴된다.

때때로 LG전자의 마케팅 능력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고(故) 구본무 회장이 강조한 ‘시장 선도’ 전략이 미니 프린터, 경량 노트북, 의류 관리기, LED 마스크, 수제맥주 제조기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으로 현실화된 것과 대비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최근 삼성전자와 8K TV 논쟁을 벌이는 자신감과도 동떨어져 있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꾸준히 내놓아도 아직 시장을 쫓아가는 추격자 이미지를 벗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심심찮게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매각설에 휩싸인다.

결국, LG전자 스마트폰에는 뚜렷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기존 기술이 있다면 시장 눈치보지 말고 과감한 상용화를 통해 이미지부터 바꿔놔야 한다.

예를 들어 홀로그램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폰 등, 설사 해당 제품이 어떤 이유에서든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손실폭이 커지더라도 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중국 스마트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외에 선택지가 필요하다.

LG전자마저 도태되면 소비자들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에 좌절하거나 보급형을 기웃해야 한다.

LG전자의 ‘한 방’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끝)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