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삼성이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총 13조1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투자에 이은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10일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고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이날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투자를 단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첨단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 LCD라인을 QD공정으로 전환...시설투자만 10조원

이번 투자의 핵심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대형 LCD 생산라인을 첨단 '퀀텀닷(QD)'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설투자에만 10조원이 투입되고, 차세대 기술 개발 등에 3조1000억원이 들어간다.

이번 투자로 충남 아산1캠퍼스에는 2025년까지 세계 최초 QD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이 들어선다.

'Q1' 라인으로 명명된 이곳에서는 초기에 65인치 초대형 QD 디스플레이 패널을 월 3만장 수준으로 생산하고 이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QD 디스플레이는 QL-OLED로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와 전기적·광학적 성질을 지닌 소자인 QD의 장점을 결합한 패널이다.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런 삼성의 투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에 대한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며 “지금 LCD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은 QD 신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부문으로 전환 배치하고 QD 재료 연구와 공정개발 전문인력 등 신규로 채용하기로 했다.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신규 채용을 제외하고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은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업계의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들을 위한 공급망 안정화, 기술 공동개발, 판로 확보 지원, 물품대금 지급 방식 개선, 인력양성 지원 등의 상생협력 방안도 발표했다.

◇ 이재용의 '초격차' 의지...문 대통령도 적극 돕겠다

이날 삼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라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지난 8월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거듭 주문했고, 이에 따라 이번 투자계획이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협약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며 디스플레이 산업혁신으로 기업들의 노력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향후 7년간 40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투자할 것"이라며 정부의 선제적 투자를 마중물 삼아 민간의 활발한 투자를 견인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문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작년 7월 인도 방문 당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올해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것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