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50%+플라잉카·로봇 50%'의 '스마트 모빌리티 업체'로 진화 목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갖고 함께 미래상 그려...가장 오고픈 회사 만들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전세계적으로 2500만대의 자동차가 공급과잉 상태에 있고, 미래에는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도 나올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다. 미래에는 자동차만 잘 만들어서는 생존할 수 없고 서비스를 비롯해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고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현대자동차를 위해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을까?

정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대강당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임직원 1200명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현대차그룹의 미래상에 대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회색 면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 등장한 정 수석부회장은 자유로운 분위를 연출하며 대화를 이끌었지만 회사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에는 진지하고 비장한 모습이었다.

◇ 현대차의 미래 포트폴리오는 '차 50%+플라잉카 30%+로봇 20%'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자동차는 절반만 차지하고, 30%는 플라잉카, 20%는 로봇이 각각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현대차그룹)는 이 안에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의 핵심 회사들이 자동차업체에서 모빌리티 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선 "공간, 시간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특히 가상적이 아니라 실제적 연결이기 때문에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자율주행차 CF에서 애완견이 자율차를 타고 주인을 찾아가는 여정과 만나는 기쁨을 표현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사람과 사람을 내가 원하는 곳까지 물리적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며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만나서 대화를 하고 기쁨을 나누는 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최근 새로운 브랜드 비전으로 '인류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내세운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끝난 뒤 임직원들과 셀피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끝난 뒤 임직원들과 셀피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 좀 더 과감하게 변화하자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추진하고 변화의 의도와 목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지난 5년, 10년간 정체돼 있었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트렌드가 바뀌어 나가는데 변화하는 것은 우리가 좀 모자라지 않았나"라며 "그래서 좀 더 과감한 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이 업무 능력 창출을 위해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볼륨으로 1등하는 것보다 기업문화가 진보적으로 나가서 1등을 하고 '가장 오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직원 중 50% 이상이 재미를 갖고 만족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개인적으로 만족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정 부회장은 업무에서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즉각 ‘효율성’이라며 "회사는 이익도 내야하고 해야 할 책임이 많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전부터 수기결재판을 쓰는 것조차도 싫어해 주로 간단한 메일이나 화상전화로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효율적이고 빠르게 뜻만 전달할 수 있는 보고체계를 갖췄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신입사원에 "입사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날 타운홀미팅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1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정 수석부회장이 직원들과 즉석에서 셀피를 찍고 수석부회장 줄임말인 ‘수부’라고 정 수석부회장을 호칭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복장, 호칭, 결재, 인사 등 수평적 기업문화로 변화하는 것과 관련 "현대차가 바뀌면 완전히 다 바뀌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일하기에 좋은 방법을 찾아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2월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질문을 받고 "입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건넸다.

또 회사 업무에 100% 만족하는 직원들은 손을 들어 달라고 한 후 "본인 능력이나 끼를 발휘할 수 있게 배치되도록 드라이브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청년 세대 고민을 담은 책(그러니까…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을 직원들에게 권하면서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 "책 내용을 보면 기성세대가 꼰대라는 소리 안 들으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나중에는 아이들도 꼰대가 되어간다"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회사 문화를 형성하는데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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