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워크 홈페이지 캡쳐]
[사진=위워크 홈페이지 캡쳐]

【뉴스퀘스트=이규창 경제에디터】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의 기업가치 폭락이 연일 국제면, 경제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위워크의 가치를 470억 달러로 보고 다국적 IT 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 인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위워크의 실제 가치는 당초 추정금액의 6분의 1 수준인 80억 달러 정도라고 한다.

무엇보다 계속되는 위워크의 손실 구조가 개선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 위워크는 직원의 30%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여기에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의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공유경제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에 대한 회의론은 물론, 공유경제 자체의 회의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언론 보도에는 ‘몰락’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그렇다면 미래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주목받았던 공유경제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한 것인가.

소프트뱅크는 온갖 논란에도 직접 위워크에 95억 달러를 출자하고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95억 달러도 막대한 비용이다. 과연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미래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공유경제는 지난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도입한 개념으로 물품을 소유가 아닌 여럿이 공유하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를 의미한다.

통신기술 발전에 따른 초연결사회 시대에 공유경제는 새로운 경제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공유경제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대량생산·대량소비로 대변되는 산업자본주의는 이미 한계를 드러내 고질적인 경제침체나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위기 사이클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외계인과 무역을 하지 않는 이상 산업자본주의가 최근 무역전쟁을 넘어서 자칫 국가 간, 경제권 간 무력충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지 오래다.

또, 대량생산·대량소비로 초래되는 환경오염 문제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기둥인 금융자본주의 실체는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목도한 바 있다.

공유경제는 이러한 기존 체제의 한계에서 출발했다.

위워크가 초기 막대한 투자비용, 관리비용 등으로 순익을 내지 못하는 것과 별개로 공유 오피스를 찾는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실적 부진의 몸살을 앓고 있는 우버나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다.

주변 경험자들은 처음 선택하기가 망설여지지만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다시 찾게 된다고 증언한다.

또, 각종 가전이나 가구 등의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렌트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일부 기업의 고전을 공유경제 자체의 문제라고 평가하기는 무책임한 속단이다.

언뜻 현재 공유경제가 상당 부분 서비스 부문으로 쏠려 있는 듯하지만, 많은 제조업 기반 대기업도 알게 모르게 자체적으로 공유경제 시대를 어떻게 적응할지 연구하고 있다.

아직은 아웃소싱을 확대하거나 자체 생산품을 이용한 렌탈사업에 진출하는 수준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며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게다가 빅데이터, 3D 프린팅 기술 등을 활용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도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일부 기업의 위기에도 기존 경제체제의 고질적인 경제침체나 경제위기가 공유의 수요를 확산시킬 것이라는 흐름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물론, 공유경제는 경제주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한 편으로는 상당한 고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기존 기득권과 구조를 무너뜨리면서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공유서비스에 대한 기존 산업의 반발을 봐도 알 수 있다.

언젠가 에어비앤비나 위워크 같은 사업 모델이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기업도 생산공정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아예 경영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표만 보고 있는 정치권이나 정치권 눈치를 봐야 하는 정부가 갈팡질팡하고 혼란과 진통이 극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유경제 주제와 다른 사례이기는 하지만 과거 음반시장이 MP3의 등장으로 음원시장으로 바뀌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기존 음반업계의 강한 저항과 반발에도 새로운 생산·유통 시스템이 등장했고 결국 정착됐다.

공유경제를 둘러싼 혼란과 진통도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이렇게 반추할 날이 올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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