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00원 덜 걷으면 GDP 102원 증가...재정지출의 1.8배 효과

[그래픽=뉴스퀘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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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저성장 기조로 돌아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보다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세금은 올리거나 유지하면서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4일 발표한 '감세승수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세금이 100원 덜 걷으면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102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줄여줄 때 GDP가 얼마나 증가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감세승수를 분석한 결과다.

한경연은 2013년 1분기에서 올해 2분기까지 계절 조정자료를 기초로 재화와 용역을 구입하는데 쓴 정부지출, 국세수입, GDP를 변수로 해서 감세승수를 추정했다.

감세승수는 이 기간 평균 0.26, 연평균(4개 분기) 1.02였다. 세금을 100원 깎아 주면 연간 GDP가 평균 102원 높아진다는 의미다.

반면 재화·용역 구입에 든 정부 지출 승수는 이 기간 평균 0.15, 연평균 0.58에 그쳐, 감세승수가 정부지출 승수의 1.76배에 달했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정부지출은 소비·투자·수입의 직접적 통로를 통해서만 GDP에 영향을 미치는데, 감세는 경제활동 참여 인센티브를 높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 감세는 가용재원을 늘려 직접적인 투자촉진 효과를 낼 뿐 아니라 세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도 투자를 촉진한다.

또 근로소득세를 줄여주면 가처분소득 증가에 더해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 인구의 취업 유인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경연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세수입 가운데 경제활동 참여 유인과 관련 있는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지난해 55%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2016~2018년에 법인세나 소득세(최고세율)를 인상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7개국으로 인하(법인세 10, 소득세 11) 또는 동결(법인세 19, 소득세 18) 국가보다 적었다.

한국은 인상폭도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한경연은 또 정부지출 증가를 목적으로 세금을 더 걷게되면 증세에 따른 GDP 감소효과가 정부지출 증가에 따른 GDP 증가효과를 압도한다며 우려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은 감세라는 글로벌 추세와도 다르다"며 "경제활동 참여유인을 높이는 효과까지 있는 감세가 증세를 통한 재정지출 증가보다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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