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50만원 가내 수공업이 중국 가구업계 평정

중국 신화(新華)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딩쭤훙 웨싱그룹 회장. [사진=웨싱그룹]
중국 신화(新華)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딩쭤훙 웨싱그룹 회장. [사진=웨싱그룹]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와 장쑤(江蘇)성 일대를 근거지로 하는 웨싱(月星)그룹은 엄청난 대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가구업계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대단한 업체로 불린다.

가구 분야에서 번 돈으로 과감히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하기도 했다.

매년 중국의 500대, 상하이 100대 민영 기업에 선정되는 알짜 그룹이라면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웨싱그룹이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이케아를 꿈꾼다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웨싱그룹의 출발은 처음부터 이케아를 들먹이는 것이 완전 언감생심이었다.

2018년 중국 500대 민영기업 상을 수상했다.
딩쭤훙 회장의 웨싱그룹 2018년 중국 500대 민영기업 상을 수상했다. [사진=웨싱그룹]

아니 어쩌면 수년 동안 생존하는 것 자체도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해도 좋았다. 1988년 창업주 딩쭤훙(丁佐宏. 58) 회장이 달랑 푼돈 3000 위안(元. 현재 환율로 50만 원)으로 어디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할 가내 수공업 업체 웨싱목공소를 설립했으니 그건 너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에 고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스펙의 그에게 세상은 진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두 명의 동생을 포함한 7명의 창업 동지들도 크게 변변하지 못했다.

명색이 목공회사를 차렸는데 대부분이 밥주걱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고교 졸업 후 취직한 목공소에서 근무할 때 배운 솜씨를 동업자들에게 전수시키면서 자신의 기술도 익혀나갔다.

수년 후에는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본인 자신이 목공 장인을 거쳐 상하이 일원에서는 내로라하는 기술자가 될 수 있었다.

그 사이 종업원이기도 한 제자들도 수십여 명으로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회사는 입소문을 타고 그의 고향이기도 한 장쑤성을 넘어 전국으로 소문이 나게 됐다.

가구 연쇄점도 상하이와 장쑤 인근 곳곳에 입점시킬 수 있었다.

제품이 좋다는 입소문은 영업도 불처럼 일어나도록 만들었다.

1995년에는 2000만 위안 가까이 늘어난 자본금을 바탕으로 공격적 경영에도 나설 수 있었다.

주요 타깃은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가구 회사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5성급 호텔의 가구였다.

딩쭤훙 웨싱그룹 회장의 최근 모습. [사진=웨싱그룹]
딩쭤훙 웨싱그룹 회장의 최근 모습. [사진=웨싱그룹]

그의 판단은 주효했다. 단번에 전국 5성급 호텔에 필요한 가구의 절반 이상을 납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급 호텔에 적합한 우수한 가구들을 그 어떤 경쟁 업체보다 저가에 제공한 덕분이었다.

이에 대해 장쑤성 쑤저우(蘇州) 국제방송국의 한샤오창(韓小强) 기자는 “웨싱이 전국 5성급 호텔의 가구에 눈을 돌린 것은 정말 신의 한수였다. 이때 폭발적 성장을 한 것이 지금의 웨싱을 있게 했다.”면서 딩 회장의 역발상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가구 연쇄점을 자꾸 늘려나가다 부동산 분야에도 눈을 뜨게 됐다.

상하이 푸퉈(普陀)구에 2003년 아시아 최대, 세계 4위의 웨싱글로벌박람센터를 건립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혜안 덕분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수년 전부터 틈틈이 마련해둔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의 부동산에 공장 등을 짓는 일에도 눈을 돌리면서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투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본인이 직접 기술이나 노하우를 배워 사업을 시작하는 평소의 행보를 보면 실패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의 회사는 아직 종업원이 1만 명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매출액 역시 200억 위안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100억 위안에 한참 못 미치는 재산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의 꿈은 크다. 세계 38개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는 것만 봐도 꿈이 중국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다.

그가 한때 세계 부호 순위 4위까지 기록한 이케아의 창업주 고 잉바르 캄프라드를 자임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