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뚜렷한 목표로 프로그램 만들고 가치 평가도...질적 성장 뚜렷

[일러스트=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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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주요기업들의 사회적 공헌 노력이 지속가능발전 목표나 환경, 지역사회 기여 등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보다 체계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성금 등 의례적 기부금이나 임직원들의 일회성 봉사로 때우던 사회공헌 활동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발표한 '2019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의 최근 사회공헌 활동 특징을 영문 키워드로 뽑아 조합하면 '업그레이드(U.P.G.R.A.D.E)'로 요약된다. 

'업그레이드'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연계(UN SDGs) ▲문제해결(Problem-solving) ▲친환경(Green) ▲관계개선(Relationship) ▲가치분석(Analysis) ▲기부(Donation) ▲교육(Educatio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이다.

◇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연계(UN SDGs)

전경련이 분석한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를 지지하고, 이와 연계해 경영활동과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분석 대상 그룹·개별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109개 중 80%(87개)가 자사 경영 및 사회공헌활동과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연계성을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유엔은 지난 2015년 9월 총회에서 사회·환경·경제 분야 의제로,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달성해야 할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 및 169개 세부목표 제시한 바 있다.

17대 목표의 주요 내용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빈곤과 기아의 종식, 양질의 교육, 성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지속가능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 경제성장 혁신과 인프라 구축, 불평등 완화, 지속가능한 도시 및 거주지 조성,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행동, 해양과 육상 생태계 보호 등이다.

보고서는 이런 활동의 돋보이는 예로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인사이드'를 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더 많은 사람들의 'SDGs'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일상 속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주제를 선별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획저널 정기 발간하고 있다.

특히 출판 수익금 전액을 WWF(세계자연기금)에 기부해 해양생태계 보호에 활용하고 있다.

[자료=전경련]
[자료=전경련]

◇ 문제해결(Problem-solving)과 친환경(G)

문제해결(P)의 경우 기업들이 아동·장애인·취업준비생·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에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활동을 뜻한다.

BGF리테일이 '아이CU' 캠페인을 통해 전국 CU편의점 1만3500곳을 거점으로 하는 미아 예방 및 찾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 등을 안전하게 인계하는 사업이 이에 해당된다.

또 GS칼텍스가 '취준 동고동락'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준비생 청년들의 좌절감, 우울감 등 심리 정서 문제 해소 및 취업지원 교육에 나서고 있는 것도 사회적 문제해결의 대표적 사례다.

친환경(G) 부문에서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집중하던 환경 보전 및 정화 활동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위한 친환경 경영, 환경성 질환 예방, 환경 교육 부문에서도 책임을 이행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용기 폐기물을 회수해 임직원들이 화분 등을 제작하고 수직정원을 만들어 지역아동센터 기부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사내에서 수거한 폐현수막으로 에코백을 제작해 아동 관련 기관에 기증하고 방과 후 어린이집 등에 플라스틱 배출 방법을 게임과 놀이로 교육하는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 관계개선(R)과 가치분석(A)

관계개선(R)과 관련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소비자, 협력사,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상생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계 지향적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었다.

신한카드는 본사가 있는 을지로3가 지역을 다양한 주제별로 분류해 지도로 만들고 인근 시립서울청소년수련관 환경을 개선하는 '을지로 3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롯데손해보험은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맘편한 공부방'을 운영했다.

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꿈을 찾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점이 위치한 중소도시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탐색 창의수업 및 교육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

가치분석(A) 부문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 측정' 모델을 만들어 자사 사회공헌활동 사업 효과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경영을 조직에 내재화시키고 있다.

[사진=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 기부(D)와 교육(E)

기부(D) 분야의 대표적인 예로는 이마트24의 '경영주 동행기부'가 눈에 띠는데 가맹점주가 특정 기부대상을 정해 생필품 등을 기부하고 본사에 동행기부를 요청하면 본사가 이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카카오는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제공한 뒤 모금함에 응원·공유 시 자사가 100원씩 대신 기부하는 '카카오 같이가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육(E)은 기업들이 오랫동안 가장 주력한 분야인 만큼 각 사의 전문성과 개성을 살린 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한화건설의 '건축 꿈나무 여행', 포스코ICT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 현대모비스의 '어린이 양궁 교실', CJ CGV의 한국-베트남 단편영화 제작 지원 등이 최근에 시작된 대표 사례다.

[자료=전경련]
[자료=전경련]

◇ 사회공헌 지출액 전년비 소폭 줄었지만 반등 추세

전경련이 지난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설문에 응답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206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전년보다 4.3% 감소한 2조660억5809만원이었다.

이는 2017년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24.4% 증가한 규모다.

전경련은 "작년 사회공헌 지출액 총규모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최근 10년간 추세를 보면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6년 일시적인 조정을 거쳐 다시 반등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당 평균 지출액은 126억5077만원으로 전년보다 8.1% 감소했고, 2016년보다는 18.4% 늘었다.

분야별로는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지출이 37.6%로 가장 높았고, 교육·학교·학술(14.7%), 문화예술·체육(11.0%), 창업 지원(10.9%) 등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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