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독자개발 신약으로 처음...전세계 '8조원 규모' 시장 선점

[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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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SK그룹이 바이오 분야에서 또 하나의 신기원을 달성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엑스코프리'를 내년 2분기 중 미국 시장 출시 목표로 하고 있다.

◆ 최태원 회장의 '27년 뚝심' 결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지난 1993년 신약개발 시작 후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을 비롯해, 오랜기간 지속적인 투자를 계속해 왔다.

특히 SK그룹은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은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바이오산업이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을 위한 가장 유망한 업종이라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해 SK㈜는 지난해 7월 미국 제약업체 앰펙(AMPAC)을 인수해 원료의약품 생산력을 국내외 포함 40만 리터에서 100만 리터로 늘렸다. 

이와 함께 한국, 미국, 유럽에 분산되어 있던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펙)을 하나로 통합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 의약품 위탁생산회사(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약품 생산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시너지와 효율을 제고하고 통합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 '8조원 규모'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선점

SK바이오팜의 신약 '엑스코프리'는 뇌전증 치료제이다.

뇌전증이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엑스코프리 시판 승인에 앞서 세노바메이트에 대해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판매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했다.

또한 부분발작을 보이는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수의 기관에서 두 번에 걸쳐 위약 대조 임상 2상 효능 시험과 대규모 장기 임상 3상 안전성 시험 등을 이어왔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2018년 61억달러(약 7조1400억원) 규모인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70억 달러(약 8조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번 승인은 SK바이오팜이 중추신경계(CNS)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6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 승인을 FDA로부터 확보한 바 있으며, 미국 재즈(Jazz)사와 공동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이 지난 3월 시판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솔리암페톨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 7월부터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솔리암페톨'은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OSA)으로 인한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가진 성인 환자를 위한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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