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세안과 새로운 세계질서 만드는데 함께 하겠다"
박용만 회장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서둘러 발효 노력하자"
짐 로저스 "10~20년 안에 38선 무너질것...韓 가장 흥미로운 곳"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CEO 서밋'을 시작으로 공식 개막했다.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 이라는 슬로건으로 26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27일 열리는 한·메콩 정상회의까지 고려하면 한국과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부터 사흘에 걸친 일정으로 공동 번영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 'CEO 서밋', 한·아세안 기업인 700여명 참가

정상회의 장소인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CEO 서밋'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들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이 자리에 한국과 아세안을 대표하는 700여명의 경제인이 참석해 '상생번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축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폐회사를 각각 맡는 등 각국 정상들도 직접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아세안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함께해나갈 것"며 "한국은 아세안과 함께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드는 데에도 항상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상황이 안 좋다고 하지만, 아세안 지역은 가장 밝게 빛나는 지역"이라며 "한국과 아세안이 노력해 번영된 미래를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한층 끌어 올릴 대단히 중요한 계기"라며 "산업단지 설립, 기술 표준화, ODA(공적개발원조) 등에서도 많은 진전을 바라며, 특히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가 서둘러 발효될 수 있게 각국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우리 재계에서는 박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장재영 신세계 사장 등 45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아세안 측에서는 베트남 대표 유통업체인 푸타이그룹의 팜딘도안 회장, 싱가포르 사카에홀딩스의 더글라스 푸 회장, 미얀마 투(Htoo)그룹의 페표 테자 회장 등 2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주요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주요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짐 로저스 "아시아가 세계번영 이끌 것...한국이 가장 흥미로운 곳"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 비랜드 엔터프라이즈 회장은 'CEO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아세안은 새로운 무역 루트와 시장으로 발전해 세계 번영을 이끌 것"이라며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정점을 찍은 뒤 쇠퇴 중인 데 반해 한반도는 북한의 자원·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제조업이 결합하여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며 "일대일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잇는 동서의 철길이 재건되면 한반도는 글로벌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짐 로저스 회장은 "아세안이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각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아세안은 우리 상상보다 이미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해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앞서 문 대통령의 축사를 이용해 재치 있게 아세안의 발전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특히 짐 로저스 회장은 아세안 발전에 한반도의 통일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곳으로 10~20년 안에 38선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반도에서 실현한 평화는 곧 동아시아는 물론 아세안에도 대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반도에서 연결한 철도는 (아세안의) 운송 패턴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아세안 관계수립 30주년...'신남방정책' 새 이정표로

올해는 1989년 한국이 아세안과 대화 관계를 수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회의를 '신남방정책'의 새로운 이정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공동의 목표로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확대, 주변 4강(미·중·일·러) 수준의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CEO 서밋에서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위해 ▲사람 중심의 포용적 협력 ▲상생번영과 혁신성장 협력 ▲연계성 강화를 위한 협력 등 3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 대해서도 "한반도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라며 "제3차 북미 정상회담 등 앞으로 남아있는 고비를 잘 넘는다면, 동아시아는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CEO 서밋 행사를 마치고 이어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이 만나면 아세안 문화는 곧 세계문화가 될 수 있다"며 "저는 오늘 'K-컬처'에서 '아세안-컬처'로 세계를 향해 함께 나가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는 우리나라를 찾은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이어가고, 이어 환영 만찬을 통해 아세안 정상들과 친교를 다진다.

만찬에는 문 대통령과 아세안 9개국 정상 내외 외에도 각국 대표단, 우리측 정부 인사, 5대 그룹 등 경제인과 민간 인사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정숙 여사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사전행사로 열린 '아세안 푸드 콘테스트'에서 참가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정숙 여사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사전행사로 열린 '아세안 푸드 콘테스트'에서 참가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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