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상무·40대 전무 등 여성 임원 대거 발탁…AI 등 미래 먹거리 분야 집중

[사진=LG그룹]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역시 기대했던 대로 구광모다운 인사다'

28일 LG그룹의 주력사인 LG전자를 비롯 대부분 계열사의 인사 단행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LG그룹은 이날 사장 승진자 1명, 부사장 및 전무 승진자 58명 등 165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85명에 비해 20명 줄어든 것으로 회사 측은 “경제상황과 경영여건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30~40대 여성 임원의 깜짝 발탁이다.

고졸신화의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이 사장이 용퇴한 것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을 새 CEO로 선임했다.

권 사장은 1963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 알토대 MBA 과정을 거친 전략·상품기획 전문가다.

또한 LG유플러스도 황현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으며, LG하우시스는 강계웅 한국영업부문장이 새 수장(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30~40대 젊은 여성 임원 대거 발탁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리천장 파괴다.

다른 그룹에서는 보기 힘든 30~40대 여성 임원을 과감하게 발탁했기 때문이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106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여성 전무 3명, 신규 선임 8명 등 11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해 그룹 내 여성 임원은 총 37명으로 늘어났다.

LG생활건강은 1985년생(34세)인 심미진 헤어케어&바디케어부문장을 퍼스널케어사업총괄 상무로, 임이란(38세) 오휘마케팅 부문장도 상무로 승진시켰다.

또 최연희 퍼스널케어사업부장(상무)를 생활용품사업부장(전무)에 선임하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도 김수연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를  상무급인 수석전문위원(39세)으로 신규 선임했다.

LG측은 이번 인사와 관련 "고객과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변화와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 지속 발탁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쇄신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인사를 통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해 나가는 한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고객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고 밝혔다.

◆ 40대 총수 구광모의 '젊은 LG' 행보 가속화

구광모 회장은 기존 대기업들의 인사 방식인 경력 위주에서 벗어나 나이와 경력을 탈피한 성과와 능력을 선택했다.

40대 젊은 그룹 총수의 변화에 대한 의지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LG그룹 측은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빠른 혁신을 이루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구 회장은 기존 그룹 내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외부인사를 과감히 영입, 기업의 성장을 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LG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부족한 역량 강화를 위해 LG생활건강 뉴에이본(New 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을 영입하는 등 총 14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8년에도 연중 13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한 바 있다.

한편, 구 회장은 이번 인사와 별개로 그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계열사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측은 “미래 사업 육성 등을 위해 R&D 및 엔지니어 승진 인사를 지속하고, 계열사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담 조직 구성했다”면서 “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의 지난 2년간의 인사를 보면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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