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후 지출 까다로워지고 자체 사회공헌활동 증가 영향도
삼성전자 작년 3103억원 최고...호반건설은 매출 2% 이상 기부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투모로우 스토리'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공헌 공모전에 참가한 팀들이 만든 시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투모로우 스토리'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공헌 공모전에 참가한 팀들이 만든 시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사회공헌 기부금이 전년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20대 대기업의 기부금은 15%나 줄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당시 불거졌던 대기업에 대한 기부금 강요 사태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본격 시행으로 기업의 기부금 지출과 집행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406개 기업의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8년 기부금 총액은 3조628억원이었다.

금액으로는 전년 3조2277억원보다 5.1%(1648억원) 감소한 수치다.

기업 숫자로도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인 206곳이 전년보다 기부금을 줄였다.

◇ 삼성전자, 3103억원으로 최고...CJ제일제당·SK도 1000억원 이상 기부

지난해 가장 기부금을 가장 많이 집행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총 3103억원을 기부해 전년(3098억원) 보다 늘었다. 다만 지난 2016년(4071억원)과 비교하면 968억원이 줄었다.

500대 기업 중 1000억원 이상 기부한 곳은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1221억원), SK㈜(1946억원) 등 3곳 뿐이었다.

지난 2017년 1000억원 이상 기부한 기업이 7곳이었는데 1년 새 절반 이상 감소한 셈이다.

다음으로는 국민은행(919억원), 신한금융지주(887억원), 삼성생명(877억원), 현대자동차(855억원), 하나금융지주(673억원), 한국전력공사(638억원), SK하이닉스(620억원) 등 순이었다.

1년 사이에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부영주택으로 963억원이 감소했다.

기부금이 전년보다 500억원 이상 줄인 기업은 호텔롯데, 신한은행, 한국전력, SK텔레콤, 신한지주 등이었다.

◇ 매출 2% 이상 기부하는 호반건설

호반건설은 매출 1조6062억원의 2.03%인 327억원을 기부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매출의 2% 이상을 기부한 기업은 호반건설이 유일하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으로는 호반건설과 태광산업(1.04%) 등 2곳뿐이었다.

기부금 비중 상위 10개사는 호반건설, 태광산업과 함께 광주은행(0.94%), 엔씨소프트(0.94%), 부산은행(0.84%), 경남은행(0.80%), 행복나래(SK 사회적기업, 0.75%), 네이버(0.71%), CJ ENM(0.69%), CJ제일제당(0.65%) 등이다.

매출 상위 20개 대기업의 기부금은 2016년부터 계속 감소 추세다.

2016년 1조1456억원에서 2017년 9762억원, 지난해 9708억원으로 2년 새 15.3%나 줄였다.

정권의 강요로 인한 기부금이 사라지고, 지출 투명성도 이전보다 강조되며 기부금 집행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또 각 기업별로 기부금 전달 외에 직접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늘어난 점도 기부금 감소의 이유로 분석됐다.

CEO스코어는 자료를 통해 "2016년 국정농단 사건과 김영란법 시행 이후 대기업들이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기부금 집행 기준·절차를 강화했다"며 "기부금 지출에 대해 한층 조심스러운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