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 공룡 디즈니, OTT도 장악중...애플은 '기기'로 도전

[그래픽=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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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용량과 속도의 혁명이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훨씬 더 빠르게 실어 나를 수 있다.

대용량의 동영상 콘텐츠도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르게 전송해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당연히 미디어 산업은 5G라는 새로운 수단에 힘입어 급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대우 이학무 연구원은 최근 '미디어 산업 변화 기반의 5G 성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5G 서비스의 초기 활용은 데이터 용량 증대에 힘이 실리다가 이후 자율 주행차와 가상현실(VR)과 사물인터넷(IoT) 등에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5G 서비스는 더욱 더 원활한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콘텐츠 수요와 5G 서비스의 트래픽 증가를 견인하면서 5G 서비스 통신사업자들의 ARPU( Average Revenue Per User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익)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즉 5G 서비스가 OTT 사업자들의 사업영역을 더욱 더 확장 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적인 OTT 사업자는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프라임, 훌루(hulu), HBO, 티빙(TVING), 왓차플레이(WATCHA PLAY)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5G 기술의 핵심적인 차별화는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과 저지연 및 초연결로 요약된다"며 "초기 5G의 데이터 사용량이 LTE 가입자 대비 평균 4배 이상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5G 도입 등을 통한 데이터 사용량 증대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 사용 중에서 동영상 시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OTT 활성화는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디어의 소비 통로가 IPTV에서 OTT로 이동 중"이라며 "국내 미디어 시청은 아직도 OTT 보다는 IPTV 및 위성방송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모바일 기기 중심의 OTT 기반 미디어 소비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며 이는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넷플릭스와 일부 아마존프라임 정도에 국한돼 있던 OTT 시장이 디즈니플러스를 시작으로 콘텐츠 제작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파편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OTT 경쟁을 위해서 각 OTT 전용 컨텐츠 제작이 가속화되고 OTT 기반의 미디어 소비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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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 시대?...콘텐츠 업체가 플랫폼 지배

이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부터 시작된 콘텐츠 업체의 플랫폼 지배 야욕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시대부터 콘텐츠 업체가 플랫폼을 지배하기 시작했으나 법(파라마운트 법)으로 금지되면서 영화사가 극장을 지배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OTT 시대 콘텐츠 업체가 플랫폼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1945년 기준으로 5대 메이저 영화사들은 미국 전체 영화관의 17%를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수익이 높은 대도시 위주로 극장을 소유하고 있었고 박스 오피스 수익의 70%를 영화사와 관계된 극장에서 차지했다.

이에 미국에서는 영화사가 극장 체인을 지배하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하게 된다.

이 연구원은 "영화시대와 마찬가지로 OTT 자체의 플랫폼 지배력은 콘텐츠 경쟁력에 밀리게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 및 하드웨어 기기의 지배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OTT 플랫폼의 지배력은 약화되고 콘텐츠 경쟁력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대한다는 것이다.

현재 OTT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도 콘텐츠 업체로 변신을 진행 중이다.

이 연구원은 "OTT 파편화의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글로벌 가입자 확대를 기반으로 콘텐츠 투자 비용 부담을 상쇄하며 수익성 개선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 지속성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디즈니는 최근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OTT 플랫폼의 지배력 확보중이다.

디즈니는 이미 1996년 ABC 방송국 인수로 TV 플랫폼을 흡수했으며 2009년에는 마블사 인수를 시작으로 픽사,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하며 콘텐츠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디즈니는 주간 개봉 방식을 새롭게 도입 훌루 및 ESPN+와의 번들 판매를 통해 가입자 이탈 방지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AT&T는 초기 컨텐츠 경쟁에 치중했으나 이후 통신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 목표를 세웠다.

이 연구원은 "OTT는 점차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통신서비스 업체인 AT&T 중심의 OTT도 눈겨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AT&T의 초기 전략은 HBO와 워너의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독점 컨텐츠 공급에 주력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AT&T와 네트워크 서비스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케이블 플랫폼 업체인 컴캐스트는 기존 케이블 플랫폼에서의 지배력을 OTT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컴캐스트가 보유한 NBC유니버설 중심의 픽콕(peacock)은 2020년 4월 런칭이 예정돼 있다

이 연구원은 "컴캐스트는 케이블 플랫폼 기반의 OTT 서비스이므로 기존 케이블 방송국 모델인 광고 기반의 OTT 방식도 일부 도입, 케이블 플랫폼에서의 지배력을 OTT와 확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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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기기 기반으로 플랫폼 선점

애플은 하드웨어에서의 지배력를 기반으로 미디어 플랫폼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이 이미 전 세계에 보급돼 있는 14억대에 달하는 애플 기기를 기반으로 애플TV 기기에서 사용자의 미디어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게 하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HBO 및 아마존 프라임 등과 서비스 제휴가 돼 있는 애플 TV의 가입자 유지 및 미디어 업체와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애플 TV+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 TV 전략은 초기 아이튠즈 전략과 유사하다는 게 이 연구원의 생각이다.

아이팟 터치라는 기기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주요 음원 제공사들과 제휴를 이끌어 냈던 것이 아이튠즈의 성공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애플 기기들의 시장 지배력은 아이팟 보다 훨씬 강화 됐다.

애플 TV+의 컨텐츠 경쟁력까지 고려할 경우 아이튠즈 도입 당시보다 컨텐츠 업체의 협상력이 더 높을 것을 감안해도 충분히 아이튠즈와 유사한 지배력 확보가 가능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TT 서비스 초기에는 망 비용에 대해 감안하고 있지 않았지만 점차 기존 유료 방송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점유율이 높아지면 망 비용 부담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현재 망 비용 부담은 서비스 업체가 부담하고 있으며 월 사용요금에 부과하는 방식이나 사용자의 특정 OTT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같은 방식 중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OTT 경쟁의 국내 확대가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출시 등 글로벌 신규 OTT 서비스의 국내 런칭으로 인해 빠르게 상승하던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낮아질 수 있으나 OTT 활성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OTT 활성화는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연결돼 고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한 5G 가입자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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