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상승 전제로 삼은 반도체·세계경제 회복 이뤄야 가능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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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정부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4%를 제시했다.

올해 바닥을 치고 반등한다는 전망인데, 정부 희망대로 되려면 전제로 삼은 반도체 업황이 상승국면으로 개선되고,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돼 세계교역이 회복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성장 전망치는 국제기구와 국내외 연구기관, 투자(IB)은행 등 보다는 월등히 높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보다도 0.1%포인트 더 '희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2020년 경제전망을 확정했다.

◇ 세계경제 회복·반도체 업황개선 '희망'도 담았다

정부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반도체 업황도 개선되면서 수출이 증가로 전환해 경상수지 흑자폭도 소폭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3대 분야 100조원 투자와 소비 촉진 인센티브 도입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과 정책 의지를 반영해 2.4% 성장이라는 수치가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 성장으로 예상했다. 직전인 지난 7월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전망에서 0.4~0.5%포인트 낮춘 셈이다.

내년 GDP는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2.6%)보다는 0.2%포인트 낮췄다.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2017년 3.1%, 작년 2.7%에서 올해 바닥인 2.0%를 찍은 뒤 내년에 소폭 반등하게 된다. 다만 2%대 성장은 3년 연속 이어진다.

지난 17일 사전 브리핑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내년 투자·소비·재정·수출 등 여러 분야에서 정책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모았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1차 타결되면서 대외 여건이 개선된 흐름이라 정책적 의지와 시너지를 내면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수출 증가율을 3.0%로 전망했다.

올해 10.6% 감소에서 증가로 반전하리라는 예측이다. 세계교역이 회복과 반도체 수출이 개선된다는 예상에서다.

올해 7.7% 감소해 부진이 예상되는 설비투자도 내년 5.2% 증가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올해(-4.0%)에 이어 내년에도 -2.4%로 감소가 계속되겠지만, 감소폭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정부는 내년 취업자 증가 폭 전망치로 25만명을 제시했다. 올해 28만명 보다는 3만명 적은 수치다.

그러나 15~64세 고용률은 올해(66.8%)보다 더 개선된 67.1%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도 올해(3.8%)보다 낮은 3.7%로 예상했다.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경기가 좋아지는데 취업자 증가 폭이 줄어드는 점은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감소 폭이 올해 5만6000명에서 내년 23만1000명으로 확대되면서 인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경상성장률은 올해(1.2%)보다 높은 3.4%로 정부는 전망했다.

김용범 차관은 "올해는 불확실성의 해였지만 내년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경기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포용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 금융권·연구기관 보다 최대 0.6%p 높게 전망

정부의 내년도 성장률 2.4%는 금융권과 연구기관이 내놨던 전망치를 최소 0.1%포인트에서 최대 0.6%포인트 가량 웃돈다.

블룸버그가 42개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로부터 집계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2.2%다.

UBS(1.9%),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1.8%) 등은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도 부정적이다. 특히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하향 조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오히려 내년 1.8% 성장으로 악화할 것으로 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 한국금융연구원은 1.9%, 2.2%를 제시했다.

한국은행과 KDI는 올해 성장률을 정부와 동일하게 2.0%로 봤지만, 내년 성장률은 2.3%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2.3%를, 국제통화기금(IMF)은 2.2%를 전망했다.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4%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정부의 '희망'도 담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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