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한 예언 : 운명은 스스로 짓는 것이다
*원요범 선생과 관련된 이야기는 “운명을 바꾸는 법 (정공 법사 요범사훈 강설, 이기화 옮김, 불광 출판부, 2006년)”을 토대로 재구성 했습니다.
【뉴스퀘스트= 노해정 휴먼멘토링 대표】 명나라의 원요범(元了凡, 원황 1533~1606)의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그는 어머님에게 관료가 되기 위하여 과거시험 공부를 하지 말고 의학을 공부해서 생업에 신경 쓸 것을 권유받고 고민에 빠진다.
어느 날 그는 자운사라는 절에서 역학에 통달한 공 선생을 만난다. 선생은 송나라 소강절 선생의 ‘황극경세서’를 기반으로 상수 역학을 신통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자였다. 공 선생은 요범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관리가 될 운명을 타고났소. 내년에 현에서 세운 학교에 진학하게 될 터인데 왜 시험공부를 안 하시오?”
요범은 공 선생에게 자신의 처지와 선생에 대하여 궁금한 것들을 여쭙는다. 선생은 운남성에서 왔고, 매우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역학과 천문지리를 익혔으며 이를 물려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요범은 그를 어머니께 소개하였고, 어머니께 선생을 잘 모시라는 말씀을 듣고 그와 친분을 쌓는다. 공 선생과 가까워지게 되면서 작은 일상사와 굵직한 일들에 대한 공 선생의 예언 능력이 매우 신통함을 경험한 요범은 과거시험 공부를 시작한다.
이 무렵, 공 선생은 요범에 대한 운명의 수(數)를 뽑아서 요범에게 전한다.
“당신은 현(縣)에서 치르는 시험에 14등을, 부(府)에서 관할하는 시험에는 71등을 하고, 성(省)에서 보는 고시에는 9등을 하게 될 것이오”
요범은 그다음 해에 이 세 시험에서 공 선생이 예언한 석차대로 합격하게 된다. 이 때부터 요범에게 있어서 공 선생의 신통력은 절대적 믿음이 되었다. 요범은 공 선생에게 자신의 남은 인생에 대하여 예언해주기를 청하였다.
공 선생의 예언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어떤 해에 어떤 시험에 합격하고 어떤 해에 승진하고, 어떤 해에는 사천성의 지사가 되며, 이 직위에 3년 반을 근무한 후, 은퇴하여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당신은 53세 되는 해 8월 14일 축시에 죽게 될 것이다. 불행히도 자식은 없을 것이다.”
공 선생의 예언에서 시험 결과와 승진 여부는 모두 한 치의 어긋남이 없었다. 한 때, 공 선생의 예언이 틀린 것으로 오인된 적도 있었는데, 공 선생은 요범이 녹봉으로 쌀 아흔한 가마를 받은 후에야 승진하게 될 것이라 알려 주었다.
그러나 요범이 일흔한 가마의 녹봉을 받은 직후 상급자의 천거로 상급직에 추천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후임자가 이 추천을 기각함으로써 결국, 예언이 들어맞게 되었다. 결국, 요범은 정확하게 91가마 5되의 녹봉이 이른 직후 승진을 하게 되었다.
요범은 이때부터 승진과 강등 부귀와 건강 그리고 수명까지도 미리 정해진 운명대로 되는 것이라 굳게 믿게 되었고 모든 일을 초연하고 청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즉 공 선생이 계산해준 자신의 운명을 벗어난 이익에 대해서 탐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요범은 공 선생의 예언대로 승격이 된 이후 북경에서 일 년간 공부할 시간이 생겼지만 정작 서책에 관심을 잃어버린 채 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명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가끔 생각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곤 했다.
북경에서 1년을 보낸 후 남경으로 이동한 요범은 ‘서하산’에서 선사 운곡 스님을 만나게 된다. 운곡과 요범은 선방에서 사흘 밤낮 자지 않고 마주하며 좌선을 하였다.
운곡 선사가 말씀 하셨다.
“보통 사람들은 망념으로 인하여 입정에 들기 어렵소 하지만 당신은 사흘 동안 좌선을 하면서도 단 하나의 망념조차 일으키지 않았소, 무슨 까닭인가요?”
요범은 운곡 선사에게 공 선생이 자신에 대하여 예언한 일들을 상세하게 말했다.
“저는 수명, 승진, 실패 등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음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욕심이 없으니 잡념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 겁니다.”
운곡 선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당신이 대단한 수행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당신은 그저 평범한 중생에 불과하군요!” (7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