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사장, 삼성에 AI협력 제의...현대차는 우버와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SK텔레콤도 삼성전자도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시장의 플레이어(player)가 아니라 사용자(user)로 전락할 것이다."

세계 전자·가전 박람회 'CES 2020'에 참석중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삼성전자에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초협력'을 제안하면서 한 말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CES에서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공동개발한 개인용 비행체(PAV)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바야흐로 아군도 적군도 없는 초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는 해법으로 '초협력'이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최고 지위에 도전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서로의 장점을 살려 뭉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리스 더 프라임 립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리스 더 프라임 립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뭉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해인 만큼 국내 업계가 AI에 있어 의미 있는 초협력을 해야 한다"며 "국내에 '잘하는 플레이어'가 능력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유저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이와 관련 하루 전 삼성전자 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과 CES에서 가진 현장미팅에서도 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했고, 고 사장도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화답했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AI 분야에서는 '누구' 사업을 하는 SK텔레콤도, '빅스비'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도 글로벌 최고 수준과 비교했을 때 뒤처져 있다"며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초협력을 하지 않으면 두 회사 모두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건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초협력이 쉽지는 않겠다"면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받쳐주는) 뒷단에서는 두 회사가 협력하고, 앞단의 애플리케이션 분야는 서로 자율적으로 하는 방향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여러 곳과도 초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카카오와도 지분 교환을 포함한 AI 분야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박 사장은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아마존과의 가시적인 제휴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CES 2020에서 앤디 제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만나, 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기반 클라우드 사업과 SK하이닉스와의 반도체 공정 협력 등을 논의했다.

박 사장은 또 CES 2020에서 중국에서 출발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 국내 사업에 관해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의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국내에 출시하는 바이톤 전기차의 차량 내부 통합 인포메이션시스템(IVI) 일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박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급변하는 첨단기술 시대에 맞춰 사명까지 바꾸는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박 사장은 "사명 변경이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며 총체적인 변화"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술을 통한 파괴적 혁신 트렌드가 가속화하는 대외적 상황, 전체 매출에서 이동통신(MNO Mobile Network Opertor)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하 수준(현재 60%)으로 내려가는 대내적 상황을 모두 고려할 때 큰 변화를 추구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SK하이퍼커텍터’ 등을 생각해 봤다"고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가 7일(현지시각) 'CES 2020' 현대차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앞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가 7일(현지시각) 'CES 2020' 현대차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앞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 현대차-우버 도심항공모빌리티 초협력

CES에서 실물크기의 개인용 비행체(PAV)를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의 초협력은 차량 개발과 제조, 경량화 기술, 배터리기반 동력 시스템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와 PAV 설계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우버가 힘을 모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도심 하늘길 이동서비스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7일(현지시간) CES 현대차 전시관에서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우버가 UAM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우버와의 파트너십은 도시를 연결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현대차는 말했다.

현대차는 우버와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PAV를 개발하고 여기에 도심항공모빌리티서비스를 통합해서 향후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우버와 협력 등을 토대로 인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할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사람들이 이동이 한계를 재정의하고, 더 가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현대차의 제조역량은 우버 엘리베이트에 큰 진전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현대차의 자동차산업 경험이 항공 택시사업으로 이어지면 하늘을 향한 우버 플랫폼이 가속화되고 전 세계 도시에서 저렴하고 원활한 교통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와 현대차와 함께 만들어서 CES 2020에 처음 공개한 PAV 콘셉트 'S-A1'은 날개 15m, 전장 10.7m에 5명 탑승이 가능하다. 현대차 전시부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크기다.

우버 측은 "'S-A1'은 우버의 항공 택시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완성됐다"며 "미 항공우주국(NASA)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정립한 항공택시 개발 프로세스를 외부에 개방해 글로벌 PAV 제작 기업들의 개발 방향성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우버와 협력을 공고히 해서 세계 최고수준 안전성과 저소음, 경제성과 접근 용이성, 승객중심 기능을 갖춘 PAV를 개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