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KISA·은행권 등 함께 대출사기 스팸문자 차단시스템 구축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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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낮은 금리로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신 마지막 찬스입니다. 어려워 마시고 전화주세요. 연 금리 2.8~6.5%..."

OO은행을 사칭하며 휴대폰으로 날라 온 스팸문자다.

15일부터 이런식의 은행을 사칭한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4일 한국인터넷진흥권(KISA), 은행권 등과 함께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내 시중은행의 본점 부서나 지점 등이 공식보유 중인 약 20만 건의 전화번호(화이트리스트)를 일일이 수집해 KISA의 사기방지 시스템과 연동시켰다.

KISA는 스팸신고를 받은 전화번호를 집적해 놓고 있는데 이 스팸번호와 은행의 공식번호를 대조해 일치하지 않으면 아예 휴대폰으로 해당 문자가 발송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법이다.

KISA는 금융권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스팸문자 신고를 받아 정보를 모아 두었으나 스팸인지 아닌지 진위를 가리기 어려웠다. 이에 문자를 받은 휴대폰 이용자에게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하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피해를 예방해 왔다.

은행사칭 대출사기 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 대응시스템 개요. [자료=금감원]
은행사칭 대출사기 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 대응시스템 개요. [자료=금감원]

KISA에 신고되지 않은 스팸문자는 사전에 깔아 놓은 후후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걸러낼 수 있다. '후후'는 KT와 LG유플러스 이용자는 휴대폰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금감원이 이번에 제공한 20만 건의 공식 번호와 일치하지 않은 경우 "공식문자가 아닐 수 있다"는 안내문이 발송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KB국민은행 등 4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팸차단 시스템을 3개월여 시범운용을 해 본 결과 월 평균 약 300만건, 연환산 3600만건의 스팸문자가 차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팸발송 전화번호 기준으로는 일별 최소 5개에서 최대 50개의전화번호 차단이 가능하다.

사전에 신고 되지 않은 스팸문자는 '후후'를 통해 실시간 걸러지기 때문에 새로운 번호로 스팸번호를 만들어 대출사기를 벌이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사기 문자로 인한 피해가 대폭 감소하고 스팸문자로 인한 불편함도 해소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ISA에 신고된 대출 스팸문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75만건에 달했다. 2018년 상반기 45만건 대비 30만건 늘었다.

한편, 이날 금감원과 KISA, 은행연합회, 농·수협중앙회, 15개 은행, 후후앤컴퍼니는 은행사칭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었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먼저 적용한 뒤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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