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글로벌 위상 커져... 우리경제 회복 속도도 지연될 가능성

[그래픽=뉴스퀘스트, 사진자료=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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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코로나)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심각한 글로벌 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와 비교해 보면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이 커져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에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일 "신종 코로나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스 사태'때 보다 타격 클 것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신종코로나 확산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사스 때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재 연구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2003년 사스 당시와 비교해 올해 중국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8.3%에 불과했던 반면, 2019년에는 두 배가 넘는 19.3%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의 GDP 대비 개인 및 기업, 정부 등 비금융부문의 부채 비중이 2002년 120%에서 2019년 260%로 두 배 넘게 확대된 점"이라며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가동 중단 및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기업 부문의 현금 흐름에 차질이 생겨 금융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사스 사태 당시에는 세계 경제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전개된 침체국면의 말기였던 반면, 올해 세계 경제는 2009년 하반기 이래 11년째 지속한 확장국면의 후반부에 위치한다"며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는 사스 때와 유사한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치사율은 낮은 반면 춘절 기간 잠복기를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불리함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2003년과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환 연구원은 "지난 2002년 12월에 시작해 2003년 8월에 종료된 사스 사태의 영향은 2분기에 집중되었다"며 "신종코로나가 장기화하면 추세적 회복은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스 때는 2분기 전 산업이 동반 둔화된 이후 2차 제조·건설업은 3분기에 바로 반등, 3차 서비스업은 4분기에야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연간으로는 당초 전망치 대비 각각 마이너스(-)5%, -8% 하향조정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봉합으로 중국 경제의 회복을 전제로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의 회복을 점쳤는데 이런 흐름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우리 경제 회복 모멘텀 악영향 우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아직은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사태 전개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 자체에 일정 부분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 모멘텀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했다"며 "이번 사태로 중국 및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분석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속보 지표를 개발해 꼼꼼하게 점검하고 적기에 대응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사스 등 과거 감염병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방한 관광객 감소, 외부 활동 자체에 따른 내수 위축, 감염증 발병국의 내수·생산 위축으로 인한 수출 감소 등 3가지로 분석했다.

홍 부총리는 "수출, 음식·숙박업, 관광, 운수·물류,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업종·분야에 소관 부처별로 별도 대응반을 두고 현장실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당장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 애로 해소와 시장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2월 중 수출 지원 대책을 세우고 내수 피해 우려 업종에 대해서는 정책 자금 지원 강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 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는 긴급경제장관회의와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활용해 이번 사태의 경제 분야 파급영향을 점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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