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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그림 이야기(33)] 연소답청(年少踏靑)
[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그림 이야기(33)] 연소답청(年少踏靑)
  • 백남주 큐레이터
  • 승인 2020.02.23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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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답청' 신윤복作, 19세기 초반, 종이에 채색, 28.2cm×35.6cm, 국보135호, 《혜원전신첩》, 간송미술관 소장.
'연소답청' 신윤복作, 19세기 초반, 종이에 채색, 28.2cm×35.6cm, 국보135호, 《혜원전신첩》, 간송미술관 소장

【뉴스퀘스트=백남주 큐레이터】 <연소답청>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풍속화가인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813 이후)이 그린 그림으로,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풍속화첩《혜원전신첩》에 포함된 풍속화 30점 중 하나다.

이 그림의 제목인 <연소답청>의 의미를 살펴보면 ‘연소(年少)’는 ‘나이 어린 젊은이’를, ‘답청(踏靑)’은 ‘푸른 풀을 밟는다’는 것인데, 글자 그대로 청춘들이 파릇파릇한 풀을 밟으며 꽃놀이를 하러 떠나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앳돼 보이는 양반들과 기녀들, 그리고 말을 끄는 두 명의 하인 등 모두 8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껏 잘 차려 입은 남자들은 돈 많고 권세 있는 집안의 자제들로 보이는데, 활동하기에 좋은 창의(氅衣)를 입고 있다.

창의는 왕실 및 사대부가의 남성들이 입던 평상복으로, 뒤 중심선이 트인 겉옷으로 도포의 윗자락을 제거한 형태와 유사하다.

그림 속 남자들은 걷기나 행동하기에 편리하도록 무릎 아래까지 행전(行纏)을 치고, 향주머니와 긴 띠를 매어 멋을 내고 있다.

꽃놀이를 떠났지만 이른 봄이라 날씨가 쌀쌀한지 허리까지 걷어 올린 창의자락 속에는 방한용 누비 배자를 받쳐 입고 있다.

그런데 잔뜩 멋을 낸 남자들은 옷차림에 걸맞지 않게 말을 끈다거나, 담뱃대 시중을 들며 기녀들의 비위를 맞추고 있어, 마치 하인이라도 된 듯 역할 바꾸기 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말을 타고 있는 세 명의 기녀 중 두 명은 흰색과 노란색 바탕에 자주색 깃과 끝동을 단 삼회장저고리에 푸른색의 풍성한 치마를 입었는데, 적극적으로 상대 남성에게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머리위로 장옷을 뒤집어쓰고 있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남성들은 모두 말을 타지 않고, 자신의 상대 기녀들만 말에 태운 채 기생들의 비위를 맞추고 있는 듯 보인다.

화면 맨 오른쪽 붉은색 누비 배자를 입은 남자는 말구종의 벙거지를 빌려 쓰고, 말의 고삐를 쥔 채 말구종 역할을 하고 있는데, 자신의 짝인 기녀의 머리에 꽂은 진달래꽃도 그가 꺾어 주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진달래꽃을 머리에 꽂은 기녀의 뒤를 따라 오는 기녀는 말에 탄 채로 자신의 짝인 따라오는 남자에게 담뱃대를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고, 남자는 두 손으로 담뱃대를 공손하게 내어주고 있다.

남자들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양반의 체면이나 품격 따위는 잊어버리고 본능에 몸을 맡긴 모습이다.

비교적 여유를 부리는 두 쌍의 남녀와 달리, 화면 아래쪽에 그려진 한 쌍의 남녀는 감정싸움이라도 했는지, 장옷으로 얼굴을 가린 기녀는 말을 재촉하여 갈 길을 서두르고, 그 뒤를 굳은 표정의 젊은 남자가 갓이 벗겨진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지런히 쫒아가는 중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말구종이다. 그는 자신의 벙거지를 양반에게 내어주고 대신 갓을 들고 있는데, 지체 높은 양반의 갓은 쓰지도 못하고 손에 든 채, 맨 상투 차림으로 따라가고 있다.

신윤복은 기녀들의 치마를 모두 푸른색으로 채색하였는데, 이처럼 같은 색상을 사용함으로 인해 화면 전체에 질서가 부여되고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한편 저고리와 장옷은 노란색에 가까운 연두색으로 채색하여 시선을 끌고 있다.

또 한량 중 한명이 입은 배자, 기녀가 입은 삼회장저고리의 깃과 끝동, 머리에 꽂은 진달래, 바위 뒤에 핀 한 그루의 꽃나무, 말 등에 얹힌 안장 등은 선명한 붉은 계열의 안료로 채색하여 화면에 생동감을 더했다.

이 시절 기생을 대동하고 봄나들이를 가는 모습은 당시의 문인들이 지은 시에도 자주 등장한다.

정조는 1792년 내각의 각신을 비롯한 검서관, 초계문인 등에게 <성시전도(城市全圖)>라는 시제(詩題)를 내리고, 3일의 기한을 주며 서울의 모습에 대한 시를 짓게 했다.

그 중에서 현재 13종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시들은 18세기 서울의 자연·도시경관·사회 풍속을 이해 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되는 문학작품 이다.

그 중 문신 서유구(徐有榘, 1764~1845)가 지은 「성시전도시」에서는 당시의 봄나들이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늦은 봄 3월초 같지는 않으나 한식 청명은 상사일에서 이어지네.

나들이객 이때부터 무리지어 나오는데 화창한 봄날 한껏 화사하게 멋을 냈구나.

어느 곳 풍광이 좋으냐고 물으니 북록 산족 남쪽 동산 비단신 어지럽네.

봄은 깊어 붉은 꽃 흰 꽃 차례로 피어나고 맑은 날 아지랑이로 지척도 분간 어렵네.

푸른 숲 여기 저기 꾀꼬리 우는 소리 들리고 향기로운 풀밭에서 누가 준마를 타고 있나.

언뜻 보니 술통 차고 다시 술병을 지니고 노래 불러라 기생 불러라 하네.

술꾼과 시인은 돌아갈 줄 모르고 종일토록 명원에는 꽃잎이 떨어져 자자하네.

봄바람이 유독 흥을 돋음이 아니라 태평 속에 살고 있음을 알겠네.

― 서유구, 「성시전도시」, 박현욱 옮김, 『성시전도시로 읽는 18세기 서울』, 보고사, 2015, 231쪽에서 인용.

신윤복은 야외에 나가 자연을 즐기는 양반과 기녀들의 모습을 몇 작품 더 그렸는데, <상춘야흥>은 꽃이 피기 시작한 초봄에 야외로 놀러나가 음악을 즐기며 술을 마시는 장면을 그린 것이고, <휴기답풍>은 단풍놀이를 떠난 양반과 기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계절마다 자연에 나가 여흥을 즐겼던 당대 한양 한량들의 모습을 신윤복은 마치 기념사진처럼 남겨 놓았다.

신윤복은 고령 신씨로 호는 혜원이다. 아버지 신한평(申漢枰, 1726~?)은 도화서 화원으로, 특히 초상화와 속화에 빼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윤복 또한 화원이 된 것으로 보이나, 그의 생애나 행적을 당시의 문헌 기록에서 찾기는 어렵다. 또한 제작 연대가 밝혀진 작품이 드물어, 그의 정확한 활동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주로 19세기 초에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상춘야흥' 신윤복作, 종이에 채색, 28.2cm×35.2cm, 간송미술관 소장.
'상춘야흥' 신윤복作, 종이에 채색, 28.2cm×35.2cm, 간송미술관 소장.
'휴기답풍' 신윤복作, 종이에 채색, 28.2cm×35.2cm, 간송미술관 소장.
'휴기답풍' 신윤복作, 종이에 채색, 28.2cm×35.2cm, 간송미술관 소장.

【참고문헌】

성시전도시로 읽는 18세기 서울(박현욱 옮김, 보고사, 2015)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강명관, 푸른역사, 2001)

조선의 뒷골목 풍경(강명관, 푸른역사, 2004)

조선의 미를 사랑한 신윤복(조정육, 아이세움, 2014)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의생활 편(국립민속박물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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