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기업 총수 만나 도움 요청, 재계도 "위기 극복 위해 적극 돕겠다"
경제수장들 모두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 열고 '피해 최소화' 대책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4단체장과 6대그룹 총수들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4단체장과 6대그룹 총수들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제 4단체장들과 6대그룹 총수들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경제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고, 이에 경제단체장과 그룹 총수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14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경제 수장들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불가피한 실물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야별 긴급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文 "분위기 붐업 시켜야" 이재용 "고용 직접 챙길 것"

문 대통령은 경제단체장과 기업 총수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세제 감면과 규제 특례, 입지 지원을 강화하여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적극 돕겠다"며 국내 투자와 일자리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은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꽃가게 등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은 간담회 직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협력회사 등에 지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는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다시 유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대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LG그룹이 중국에 지으려던 2차 전지 소재 공장을 경북 구미에 짓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지역 상생형 일자리를 활용하면 국내에서도 뛰어난 투자 요건을 발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 창출"이라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2018년에 향후 3년간 총 180조 원의 투자를 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도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핵심 소재 부품의 특정 지역,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중소협력사에) 인력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투자·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 전년 수준의 투자와 고용을 할 것"이라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코로나19 관련업종 현장으로 충북 오송 신풍제약을 방문, 현장 관계자로부터 생산라인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코로나19 관련업종 현장으로 충북 오송 신풍제약을 방문, 현장 관계자로부터 생산라인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코로나19, 경제 파급 최소화 긴급지원책 추진

14일 코로나19와 관련해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일정 부분 실물경제 파급 영향은 불가피해하다"며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업종과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도록 긴급지원책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며 "이미 세정·통관, 금융, 자동차부품,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방안은 발표했고 이어 항공해운·관광·수출지원 분야 등 업종별·분야별 지원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파급 영향을 넘어선 지나친 공포심과 불안감으로 경제소비심리 위축이 크다"며 "국민께서는 이제 정상적인 경제·소비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회의를 주재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활동 위축, 여행객 감소 등에 피해가 나타나는 서비스업과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부품 조달 애로로 생산에 어려움 겪는 제조업에 대한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시중 유동성을 계속 여유 있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국경제와의 높은 연관성과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오늘 오전) 산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연 결과 관련 기업들의 애로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함께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논의한 작년 8월 7일 이후 처음이다.

회의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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