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경제·잠재성장률 하락 가속도...IMF때 맞먹는 '위기' 특단대책 나와야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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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 201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거의 '추락' 수준이어서 새로운 활력을 찾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임을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정부와 우리 기업들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은 어두운 경제지표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1% 중반 수준까지 떨어져 '초저성장기'에 조기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 2010년대 이후 경제성장률 뚝뚝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1~2019년 국내총생산(GDP)증가율 등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 이후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하락 폭도 주요국보다 큰 편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2001~2005년 5.0%에서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9%로 매 5년 단위 분석에서 1%포인트(p) 이상씩 계속 하락했다.

2001~2005년에 대비한 2016~2019년의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폭(-2.1%p)은 OECD 국가 가운데 라트비아(-5.1%p), 리투아니아(-4.1%p), 에스토니아(-3.3%p), 그리스(-2.7%p)에 이어 5번째로 컸다.

특히 2010년대 이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이후에는 이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세계 경제성장률 추이 및 비교.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한국·세계 경제성장률 추이 및 비교.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 기초체력 잠재성장률도 하락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역시 2001~2005년 4.7%에서 2016~2019년3.0%로 1.7%p 하락하면서 OECD 국가 가운데 8번째의 하락 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잠재성장률은 0.4%p 하락하는 데 그쳤고, 선진국인 독일(0.8%p)과 덴마크(0.3%p), 아일랜드(0.7%p), 이스라엘(0.0%p) 등 6개국 잠재성장률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잠재성장률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단기간에 변화하는 것이 아닌데도 우리나라의 하락 폭은 비정상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GDP와 잠재 GDP 격차를 나타내는 'GDP 갭(gap)' 지표도 한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GDP 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0.3%, -0.5%, -0.9%, -1.2%, -1.1%, -1.4%, -2.1%로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작년 기준 한국의 GDP 갭(-2.1%)은 OECD 국가 중에서는 그리스(-10.1%), 칠레(-3.8%), 멕시코(-3.0%), 이탈리아(-2.3%) 다음으로 큰 것이다.

한경연은 "경제 발전과 성숙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하락의 정도가 유난히 크다"며 "생산성 향상과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 등으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초저성장기' 진입하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를 턱걸이 했다.

만약 정부가 지난 4분기에 재정집행률을 인위적으로 높이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1%대로 떨어졌을 것이란 의미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각종 경기지표와 선행지표들이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까지 엄습하며 경제전반을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20년 경제성장률은 1%대 중후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우리경제가 올해를 기점으로 1% 수준의 초저성장기에 조기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임을 의미한다. 

이런 전망은 민간소비의 활력 상실과 함께 수출과 투자의 회복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국내총생산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문중 하나인데 정부의 적극적인 이전지출 확대 노력에도 소비심리 악화,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투자도 세계경기가 저점을 지나 반도체 시장회복을 시작으로 우리경제의 수출과 투자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세계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일부 신흥국들만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뿐 중국이나 미국 등 주요 수출상대국들의 경기선행지표는 일제히 하락세다.

게다가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 국면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이런 경제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정부가 현재 숫자로 드러나고 있는 경제지표와 결과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숫자로 나타난 정책상의 오류와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여 경제회생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기업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가계는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온 국민이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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