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아름다운 일출.
우간다의 아름다운 일출.

[글=이춘희 대건28봉사단장, 사진=이수형]

8. 슈빌과 그리고 코뿔소(2020. 1. 22. 수)

05:00에 기상해 간단한 조식을 마치고, 06:30 숙소를 나선다.

슈빌을 만나기 위해서다.

슈빌은 희귀종으로 늪에서 개구리를 먹고 사는데, 키가 150cm 정도이고, 날개를 펴면 2m 정도 된단다.

늪으로 가야 한다며 가이드는 장화와 구명조끼를 제공한다.

지상에서 늪을 주시하지만 멀리 있다는 슈빌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조금 보이기는 하지만 별 감흥이 없다.

달려드는 모기가 걱정일 뿐이다.

일출 모습이 장관이다.

좀 더 자세히 슈빌을 살피기 위해 보트를 타고 늪 안으로 들어선다.

슈빌이 아니라 이런 늪 속을 보트로 항해하는 것이 훨씬 더 신기하다.

긴 장대를 사용한 나룻배는 수초들 속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가이드는 조용히 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

30-40m 거리에서 살펴 본 슈빌은 사실 별 감흥이 없다.

희귀조라고 하니 그렇지. 다만, 특이하게는 생겼다.

희귀조 슈빌(원내)의 모습.
희귀조 슈빌(원내)의 모습.

숙소로 돌아오려는데 우리가 나온 뒷문에 코뿔소들이 몰려 있다며 돌아가야 한단다.

코뿔소를 피해 돌아가는 15km의 거리는 다소 지겹다.

숙소를 떠나기에 앞서 이수형을 따라 기념품 가게에서 석조 코뿔소 한 마리를 미화 9$에 구입한다.

그리고 이제 코뿔소를 찾아 길을 떠난다.

가이드는 토마스(Thomas)다.

코뿔소 보호협회 소속인데 군복 차림이다.

계급장도 있다.

원래 이 지역에는 코뿔소가 많이 있었단다.

그런데 정정불안과 남획으로 1983년 멸종되었고, 그 후 2005년 케냐에서 4마리, 2006년 미국에서 2마리를 도입했는데, 24마리가 태어나서 현재 30마리의 코뿔소가 살고 있단다.

각 코뿔소마다 후원자를 따라 이름이 지어져 있는데 첫 번째 새끼 하마 이름은 ‘오바마’란다.

가이드는 하마를 놀라게 하면 안 된다며 플래쉬도, 전화 벨소리도, 소음도 내지 말라고 당부한다.

한 줄로 서서 조용히 따라오되 혹시라도 코뿔소가 화나서 달려들면 나무나 돌 뒤로 몸을 숨기라고 주의를 준다.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는 주의는 당연하다.

도로변에서 하차하여 잠시 걷는다. 소리 없는 일렬종대가 마치 밀림의 특공대 같다.

밟히는 풀들은 억세다. 이 풀들을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가이드의 조심스런 손짓에 걸음을 멈추니 코뿔소 2마리가 조용히 걸어가고 있다.

주위에는 다른 백인 관광객 몇 명이 보인다.

7살 어미와 1살 반 된 새끼란다.

이름을 이야기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코뿔소를 만나다.
코뿔소를 만나다.

코뿔소는 순수 초식동물인데, 수명은 40∽45세 정도란다.

수컷은 8-9세가 되어야 수정이 가능하고, 암컷은 한 번에 한 마리씩 출산하는데 평생 10-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한다고 한다.

2살까지는 어미가 데리고 다니며 살펴주지만 그 나이를 넘으면 독립해야 한단다.

어미를 떠난 새끼는 자신을 돌보아 줄 다른 코뿔소를 찾아 함께 생활하는데 이를 입양(adaption)이라고 하며, 코뿔소 사이에 갈등은 없다고 한다.

코뿔소 주위에 관광객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총을 들고 멀찍이 서 있다. 코뿔소보호협회 소속 코뿔소 경호원들이란다.

밀렵을 막기 위해 코뿔소마다 무장 경호원이 한사람씩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코뿔소가 주인이다.

잠시 발길을 돌리니 멀리 코뿔소 세 마리가 보인다.

어미와 새끼 그리고 입양된 코뿔소다.

이 새끼 코뿔소가 이곳에서 가장 어리다고 한다.

사진 촬영에 몰두한 이수형은 허용범위를 벗어나 가이드의 주의를 받는다.

코뿔소와 기념촬영?
코뿔소와 기념촬영?

코뿔소 똥이 수북이 쌓여있다.

코뿔소 화장실이다.

코뿔소는 똥을 누는 곳이 정해져 있고, 항상 그곳에서만 똥을 눈다고 한다.

똥 속에 풀잎 줄기가 많이 남아 있다.

코뿔소는 소와 달리 위가 하나 밖에 없어서 소화가 완전하게 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토마스의 설명이 이어진다.

이곳 코뿔소 보호구역 밖에 있는 주민들이 가끔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와 자신들 소에게 풀을 먹이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코뿔소는 머리가 무거워 20cm 이하의 풀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소떼가 들어와 20cm 이상 자란 풀들을 먹어 주어야 코뿔소들이 그 아래의 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인근주민들과의 관계를 좋게 해 두어야 코뿔소가 밖으로 나갈 때 보호구역 밖 주민들이 보호기관에 연락해 주고, 또 밀렵꾼들이 있으면 신고해 주기 때문이다.

코뿔소는 통상 새벽에 활동하고, 더울 때는 그늘에서 자다가 오후 4-5시 되어 서늘할 때 다시 움직이는데 코뿔소 움직임을 제대로 보았으니 다행으로 생각하란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일행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일행들.

많이 반복해 본 듯한 ‘협조에 감사한다, 코뿔소 보호협회는 NGO에 의해 운영되니 많은 후원 당부한다, 인턴 근무도 가능하다, 많이 광고해 달라’는 가이드의 멘트를 끝으로 코뿔소 투어를 마친다.

점심을 위해 들른 도로변 양식점은 서양풍의 멋진 식당이다.

인테리어나 청결상태로 보아 서양인이 운영하는 식당일 것으로 짐작한다.

백인 몇 명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캄팔라와 긴자, 글루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많다고 한다.

좀체 접하지 않던 피자와 코카콜라를 먹어보니 맛있다.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각자 5점씩 출품하여 콘테스트하자는 제안은 호응은 받았지만 실현가능성은 모르겠다.

17:30경 도착한 캄팔라 시내는 120만의 시민이 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혼잡하다.

신호등이 별로 보이지 않는 도로를 사람들은 그냥 건너다닌다.

횡단보도나 신호등이 없으니 무단횡단은 아니다.

늪지대를 건너는 일행들.
슈빌을 살피기 위해 보트를 타고 늪지대로 들어가는 일행들.

시내 중앙에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골프장이 보인다.

높은 현대식 건물도 들어서 있다. 현대와 중세가 공존하는 기분이다.

통상 오토바이는 뒷좌석에 탄 사람이 더 위험하다.

그런데 앞좌석 사람들은 대부분 헬멧을 착용하고 있지만 뒷좌석 탑승자는 헬멧이 없다.

이상하다. 더워서 창문을 열려니 휴대폰 조심하란다.

지도 파는 청년은 차안에 들어와 바가지 씌우려다 이미 가격을 대략 알고 있는 정 목사에게 실패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우간다 교민은 대략 400명가량인데 주로 캄팔라에 거주한다.

중국인은 공사관계로 온 사람이 많아 수만 명에 이른다.

간혹 우간다 인들이 ‘니 하오’ 인사하는 것을 보면 중국인이 많기는 많은 모양이다.

우간다와 남수단 지역을 관장하는 우리 대사관 건물도 보인다.

교민들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일한다는 평이다.

숙소로 예정된 듀오모(Duomo) 호텔은 먼지 가득한 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난 도로변 현대식 5층 건물이다.

썩 좋은 위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경비원이 서 있는 정문을 들어서면 마당에 풀장도 있고 제법 아담하게 관리되고 있다.

301호 방은 넓은 거실이 있고, 방 2개가 좌우로 나누어져 있다.

예민한 이수형이지만 함께 써도 불편함은 없겠다.

세탁물을 맡기고, 정원에서 뷔페식 식사 후 301호 거실에서 몇 명이 모여 나눈 차담은 여유롭다. 

우간다의 레드썬.
우간다의 레드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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