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등 국제기구 글로벌성장률 하향...공포에 짓눌린 뉴욕증시 폭락장 연출

코로나19의 팬데믹(글로벌 확산) 우려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28일 코스피도 급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우려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28일 코스피도 급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상황까지 거론되면서 세계 경제가 아우성이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경제관련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이번 사태로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교역과 관광 등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가 함께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까지 확산될지가 문제인데 2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에 대해 "지난 이틀 간 다른 지역의 신규 확진 환자가 중국의 확진자 수를 초과했다"며 "결정적 시점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메시지는 코로나19가 팬데믹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공포에 떨고 있을 때가 아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조처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한은 "세계경제 성장률 중국 비중 만큼 낮아질 것"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현안 점검 자료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 교역·관광교류국이며 글로벌 분업구조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과거보다 클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세계 경제성장률도 중국 경제 비중만큼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2019년 현재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19.3%다.

또 교역 감소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수입수요가 둔화할 경우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에서다.

IMF는 중국 성장률이 1% 하락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0.15%포인트 낮아진다고 추정했다.

중국 관광객 감소와 해외여행 자제 등으로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중국 관광객은 전세계 해외여행의 9.1%인 연 1억4000만명(2017년 기준)인데 이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고 GDP 대비 관광산업 규모가 큰 국가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2017년 기준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은 국가는 베트남(32%), 한국(31.2%), 태국(27.6%), 일본(26.9%) 순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기업의 조업 정상화 지연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도 우려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중간재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아세안 지역 등 대 중국 소재·부품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도 충격이 파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서 사태가 중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중국 경제의 단기적 충격에 그치더라도 중국과 인적교류가 밀접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일정 수준의 부정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사진=신화/연합뉴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국면 올 것

28일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세계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몇 주 전만 하더라도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바이러스가 중국과 주변국에서만 머물며 통제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하지만 바이러스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까지 퍼지며 전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성장률이 2.8%로 2009년 이후 최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성장은 1990년 이후 최악이 될 것이고 이제 미국 성장 역시 4년 만에 최저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코로나19가 확실히 글로벌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IMF가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국의 증권시장 지수도 코로나19 공포에 연일 급락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에 압도당하는 양상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90.95포인트(4.42%) 하락한 2만5766.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1031.61포인트 급락한 지 사흘 만에 1000포인트 웃도는 낙폭을 다시 기록한 셈이다. 일주일새 두 차례나 1000포인트 이상씩 빠진 것은 지난 2018년 2월 이후로 2년 만이다.

포인트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다우지수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보다도 큰 역대 최대 낙폭이다. 블랙 먼데이 당시 다우지수는 2200선에서 1700선으로 508포인트, 하락률로는 무려 22.6% 폭락한 바 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63포인트(4.42%) 떨어진 2978.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4.29포인트(4.61%) 하락한 8566.48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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