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써우후 보도자료]
써우후의 장차오양 회장. [사진=써우후 보도자료]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지금 중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업계는 군웅천하의 할거(割據)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전후만 하더라도 신랑(新浪. 시나닷컴)과 써우후(搜狐, 소후 닷컴), 왕이(網易. 넷이즈 닷컴) 등 3사가 정확하게 황금분할을 하고 있었다.

3사 이외의 다른 업체들은 나왔다 하면 인수, 합병되거나 파산하고는 했던 것이 당시의 상황이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이때의 위력은 아직도 어느 정도 발휘되고는 있다.

3사가 업계에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 3사의 창업자들인 신랑의 왕즈둥(王志東. 53), 써우후의 장차오양(張朝陽. 56), 왕이의 딩레이(丁磊. 49) 등은 당연한 말이겠으되 결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특히 장차오양 회장은 단연 화제의 인물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해야 한다.

우울증에 걸려 잠정적 은퇴를 한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단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독신이라는 사실만 봐도 좋다.

그는 이름의 뜻 자체만 보면 대단히 좋다.

떨쳐 일어나 양지를 바라본다는 뜻이니 실패와는 이름이 멀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초창기에는 진짜 그렇기도 했다.

1964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무엇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

[사진=써우후]
[사진=써우후]

부모가 모두 의사였던 만큼 고생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부모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깨어 있는 분들이었다.

그에게 틀에 박힌 모범생이 되도록 강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공부를 상당히 잘했다.

81년에는 현지의 명문고인 시안중학을 졸업하고 칭화(淸華)대 물리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졸업한 다음에는 장학금을 받고 미 MIT공대 유학을 떠나 93년에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모교에서 포스트닥터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학자로서도 성공의 가능성이 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그는 그러나 95년 미국의 ISI라는 회사의 수석대표로 임명되면서 중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다.

이듬해에는 모교인 MIT의 투자를 받아 인터넷 기업인 아이터신(愛特信)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2년 후 정식으로 써우후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 내친 김에 나스닥으로 진군, 성공적으로 상장되기도 했다.

때는 2000년 7월이었다.

이후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2002년 닷컴 열풍이 꺼지면서 많은 업체들이 도산했으나 써우후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그 역시 승승장구를 통해 2003년에는 중국 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부호 순위 3위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인생과 사업에서 모두 성공하는 길이 보였다고 해도 좋았다.

[사진=써우후]
[사진=써우후]

하지만 그는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진다.

인터넷 산업의 패자가 새롭게 등장한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텅쉰(騰訊. 텐센트) 등이 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지금 보면 실제로도 그랬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결국 그는 이 부담감을 견디지 못하고 우울증으로 상당한 고생을 하게 된다.

2012년에는 회사 경영도 포기하고 1년을 통째로 쉬면서 날렸다.

혹자는 이를 두고 그의 정신력이 약하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우울증에 걸린 사실만 놓고 보면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병에 굴복하지 않았다.

1년을 철저하게 쉬면서 끝내 병마를 물리치고 이듬해 복귀할 수 있었다.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듯 세상에는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있다.

그에게 우울증이 찾아온 것이 호사다마라면 1년은 쉰 것은 완전 전화위복이었다.

이후 그는 자신이 바이두의 대항마로 삼기 위해 2004년 설립한 자회사 검색엔진 써우거우(搜狗)의 경영에 전력투구, 크게 키우는 역량을 과시했다.

2017년 말에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시키는 기염까지 토했다.

현재는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처럼 써우거우가 써우후를 완전히 먹여 살리는 상황이다.

2019년 말 현재 써우후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은 100억 위안(元. 1조7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단정도 과하지 않다.

그는 현재 나이가 60세를 바라보고 있다.

일찍 결혼을 했다면 며느리나 사위를 볼 나위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독신을 유지하고 있다.

전혀 연애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결혼을 할 것이라는 가십 기사들도 적지 않게 언론에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금생에는 결혼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 역시 이에 대해서는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자주 피력하고 있다.

본인의 말대로 아직도 조금은 남아 있는 우울증의 여파와 독신 상황에서 오는 외로움을 강한 정신력과 경영에 대한 몰두로 이겨나가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이 경우 성공 스토리를 계속 써나가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