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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7-10 17:59 (금)
[북 리뷰 '책은 밥이다'] 하응백의 소설 '남중(南中)'
[북 리뷰 '책은 밥이다'] 하응백의 소설 '남중(南中)'
  • 김선태 기자
  • 승인 2020.03.06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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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음과 정신의 밥입니다. 책은 지혜와 정보의 창고입니다. 

뉴스퀘스트는 여러 출판사의 신간 도서를 충실히 소개하기 위해, 신간 도서에 대한 심층 리뷰를 시작합니다. 

‘뉴스퀘스트 북 리뷰’는 서평, 저자와의 대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주 

혼란한 시대를 본능으로 관통한 삶이 전하는 진한 울림
"속진의 통속성에 매몰되지 않는 성찰에서 우러난 이야기"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애비야, 시집가면 된다 카던데.”

“누가 시집을 가요?”

“야가 말을 귀로 안 듣고 코로 듣나. 누군 누구야. 내가 가지.”

- 남중 본문 중에서

『남중』 = 하응백 저, 휴먼앤북스 출판사.

어느 날 83세 노모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주인공의 황당함을 전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친은 1929년에 태어나 6‧25 전쟁 중에 중신아비의 소개로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다. 사흘 뒤 신랑은 군에 입대했고 그 뒤 몇 차례 면회를 갔는데 1953년 휴전이 된 직후 전사통지서를 받아들고 말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당시 경황 중이라 모친은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고 그 상태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남중』은 이야기 세 편이 옴니버스식으로 연결되는 작가의 자전연작소설이다.

작가인 하응백은 199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으로 당선한 이후 평론활동을 해 왔던 문학평론가. 하응백은 갑자기 소설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오래된 숙제였다고 말한다.

『남중』은 그의 가족사 소설에 해당한다. 이 연작 소설에는 「김벽선 여사 한평생」, 「하영감의 신나는 한평생」, 「남중」이라는 각각의 소설이 모여 하나의 연작소설 『남중』을 구성하는 형식이다.

「김벽선 여사 한평생」은 1929년생 여인의 한 평생이 다루어진다. 6.25 때 결혼한 남편이 전사하고, 이후 한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삶을 마감하기까지의 이야기.

이 여인은 나이가 들어, 법원의 허락을 받아 전사한 남편과 혼인신고를 한다. 죽은 사람과 혼인하기 위해 법원의 허락을 받는 과정이 이 소설의 뼈대를 이룬다.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애틋한 추모의 마음이 드러난다.

「하영감의 신나는 한평생」은 1899년생 북한 신의주 출신 한 남자가 월남하며 여러 여인을 만나 살다간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이다.

전편에서 여인이 남편이 전사하고 만난 남자가 바로 하영감이다. 하영감의 일생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웃기면서도 슬픈 내용을 담고 있다. 일종의 행장(行狀) 소설이다.

「남중」은 김벽선여사와 하영감의 아들이 문학평론가가 되어, 문학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일들이 펼쳐지는 자전 소설이다.

소설가 황순원과 김남천, 시인 박정만 등 여러 시인과 작가와의 인연이 전개되며, 한편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당시 본인이 진술했던 특검에서의 진술과 법정 증언이 문학적으로 형상화 되어 있다.

연작소설 『남중』은 ‘나는 왜 태어났는가’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소설적 통찰이면서, 혼란한 시대를 본능으로 관통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삶을, 그리고 그들이 잉태한 한 생명이 무슨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 편의 소설 중 두 편은 행장이라 이름을 붙여도 된다. 행장(行狀)이란 오래된 글 양식으로 자손이나 제자가 고인(古人)에 대한 여러 사항이나 살았을 적 언행을 기록한 글이다.

행장이 연장되면 전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가령 위대한 인물의 행장이라면 인류에게 지속적이며 고착적인 지혜의 보고로 칭송받는다.

『논어』나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나 부처의 가르침을 기록한 『숫타니파타』가 그런 경우다. 인류의 스승으로 칭송받는 그 분들의 위대한 행장과는 비교도 되지 못하는, 초라하고 졸렬하여 역사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 두 사람의 행장을 굳이 세상에 내놓는 이유는, 그것대로의 미시적인 기록물로의 가치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여사나 하 영감과 같은 하찮은 사람들의 세속적인 인생을 기록하기에는 소설의 몸피가 가장 어울리는 것이다.

이 세 편의 소설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이 보여도 내적으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라는 화자가 동일 인물이기도 하려니와 내용상으로도 어느 정도는 맞물려 있다. 치열한 작가 의식이 없기도 하거니와 길게 여러 편 장편으로 쓰는 건 이미 유행이 지나버렸기에, 생략하고 빠뜨리고 하여, 뼈대만 앙상하게 남기고 서로 뼈 하나씩을 걸치게 하여 연작소설이라 우겼다.

소설가 성석제는 추천사에서 작가가 어떻게 해서 ‘생산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호탕한 웃음 속에 은은한 배음처럼 서려 있는 짙은 서정이 어디서 연유했는지 이 이야기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면서, 이어 이렇게 덧붙인다.

“그의 이야기에는 치우침도, ‘속임(僞)’도 없다. 속진의 통속성에 매몰되지 않는 진정한 삶, 세세한 성찰에서 우러나온 문장은 진진하며 진실하다. 이 울림은 쉽사리 잊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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