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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6-04 17:34 (목)
[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그림 이야기(38)] 취중송사(醉中訟事)
[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그림 이야기(38)] 취중송사(醉中訟事)
  • 백남주 큐레이터
  • 승인 2020.03.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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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作 '취중송사', 1778년, 비단에 옅은 채색, 90.9cm×42.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作 '취중송사', 1778년, 비단에 옅은 채색, 90.9cm×42.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뉴스퀘스트=백남주 큐레이터】 <취중송사(醉中訟事)>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행려풍속도병(行旅風俗圖屛)》여덟 폭 병풍 중 한 폭으로, 홍살문이 세워진 관아 앞에서 두 명의 백성이 행차 중인 관리의 앞길을 막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행려풍속도병》병풍의 여덟 폭 중 한 폭에는 34세의 김홍도가 초여름의 어느 날 조선후기 화가인 강희언(姜熙彦 1738년~미상)의 집인 담졸헌(澹拙軒)에서 그렸다고 적혀있어, 회화사적으로 화가와 제작연도가 밝혀진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또한 각 폭마다 상단에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 1713~1791)의 그림 평이 쓰여 있어, 그림에 대한 강세황의 평가까지 동시에 알 수 있는 작품들이다.

행려풍속도는 선비가 산천을 유람하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장면을 소재로 삼아 그린 일종의 풍속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중인《행려풍속도병》의 그림들은 원래 낱장으로 전해오던 것을 8폭의 병풍으로 나중에 다시 표구한 것이라, 그림의 순서는 원래의 순서가 아닐 수 있다.

이 병풍에 포함된 그림들에는 길가의 대장간, 포구에서 항아리와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네들, 목화 따는 아낙을 훔쳐보는 양반, 벼 타작, 포구에서 배를 기다리는 모습, 길가에서 벌어진 취중송사 등 다양한 세상살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취중송사>에서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커다란 일산을 든 시종의 모습인데, 시종은 관리의 바로 옆에서 관리에게 향하는 햇살을 가려주고 있다.

한편 벙거지를 쓴 두 명의 장정이 메고 가는 남여(藍輿)에는 호피가 덮여있는데, 그 위에는 커다란 갓을 젖혀 쓰고, 갓끈은 한쪽으로 모아 귓가에 걸친 관리가 타고 있다.

한 손엔 부채를 들고 있으며, 입고 있는 도포의 끈은 느슨하게 묶여있다.

분명 아전과 나졸들을 대동하는 관리의 행차인데, 긴 담뱃대를 든 기녀가 관리 바로 옆에서 따라오고 있고, 여종은 머리에 술과 안주로 보이는 음식을 차린 상을 이고 온다.

이 장면만으로는 공무관련 행차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놀러가는 것인지 모호해 보인다. 행차 선두에 엎어져 있는 아전은 지필묵을 꺼내 들고 뭔가를 쓰려고 하는데, 갓을 젖혀 쓴 모습이나 표정에서 술에 취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복(戰服) 차림의 심부름을 하는 댕기머리의 소년은 관인(官印)으로 보이는 도장이 들어있는 함을 매고, 아전의 뒤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 행차를 막은 사람들은 바지저고리 차림의 상투만 튼 남자와 초립을 쓰고 포를 입은 두 명의 남자다.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앉아 서로 다투며 자신들의 억울함을 관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 중 한 명은 허리에 삼을 꼬아서 만든 띠를 매고 있어서 현재 상중(喪中)임을 알 수 있다.

주인공이 상중인 점과, 당시 가장 빈번히 일어난 송사(訟事)가 묘지 관련 송사였으므로, 이들도 산송(山訟: 분묘 및 분묘 주변의 산에 대한 소송)과 관련한 문제로 관리의 행차를 막았을 가능성이 크다.

두 남자 앞에는 보리이삭 모양의 깃이 장식된 맥수(麥穗)를 쓰고, 철릭을 입은 무관 두 명이 나무지팡이를 들고 이들을 지켜보고 서 있다.

이 모든 장면의 의미는 그림 상단에 적혀 있는 강세황의 평을 통해 알 수 있는데, 벼슬아치는 태수이고 화려한 행색으로 행차를 하던 길에서 억울한 백성을 만나 그의 송사에 대해 판가름 해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데 태수도 술이 취해있고, 형리도 취해있어 과연 이 판결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를 알 수 없다. 강세황의 평은 다음과 같다.

“ 물건을 공급하는 이들이 각기 자기의 물건을 들고 가마의 앞뒤에 있으니 태수의 행색이 초라하지 않다. 시골사람이 나서서 진정을 올리고 호소하니 형리가 판결문을 쓰는데, 술 취한 가운데 부르고 쓰느라 오판이나 없을지.”

―『단원 김홍도, 탄신 250주년 기념 특별전』(도록), 국립중앙박물관, 1996, 251쪽

노상에서 벌어지는 송사는, 백성들이 고관들의 행차에 다가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군가는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으므로 판결을 맡은 태수와 아전들은 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김홍도는 <취중송사>에서 이렇듯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지방 관리가 흥청망청 취해 있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부패한 지방 관리를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김홍도의 그림과 강세황의 평가가 어우러져 당시의 시대상을 더 가깝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김홍도는 조선 후기의 화가로 김해 김씨이고, 호는 단원이다.

그는 조선 시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산수화·인물화·도석화·풍속화·영모화·화조화 등 회화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김홍도의 풍속화에는 특히 예리한 관찰과 정확한 묘사력, 서민들의 생활에 대한 깊은 공감이 잘 드러나 있다.

【참고문헌】

단원 김홍도 연구(진준현, 일지사, 1999)

단원 김홍도, 탄신 250주년 기념 특별전 도록(국립중앙박물관, 1996)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 8곡병 연구(정혜자, 경기대 대학원 석사논문,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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