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기업 지난해 고용 1만7600명 늘렸지만 여성은 3500명뿐

한 구직자가 채용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구직자가 채용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주요 상장사 300곳이 지난해 1만7600명을 고용을 늘렸지만, 이 가운데 남성이 80%, 여성이 20%를 차지해 성별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상장사 300곳의 지난 2년간 성별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 고용인원은 99만5361명으로 2018년보다 1.8%(1만7631명) 늘었다.

남성 고용은 전년보다 1만4088명(2.0%) 증가한 반면, 여성 고용은 3543명(1.3%)만 늘었다. 비율로 보면 남성이 79.9%, 여성이 20.1%였다.

◇ 300대기업 여성 직원 비율 30%에도 못미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300곳의 남성 직원은 1만4088명(18년 69만8860명→19년 71만2948명)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3543명(27만8870명→28만2413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조사 대상중 166곳은 2018년 대비 2019년에 여성 인력을 1만1781명 늘렸지만, 123곳에서 여성직원을 8238명의 줄였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3500명 정도만 증가한 셈이다. 11곳은 여직원 수에 변화가 없었다.

300개 상장사 중 1년새 증가한 고용 1만7600여 명 중 79.9%는 남자이고, 여자는 20.1% 수준에 불과했다. 성별 고용 편차가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전체 직원 중 실제 성별 고용 비율은 지난 2018년 기준 남성 71.5%, 여성 28.5% 수준이었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2019년에도 남성 71.6%, 여성 28.4%로 전년도와 비슷한 가운데 남성 비율이 0.1%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여성 고용을 늘리지 못할 경우 남성과 여성 고용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 IT·금융·유통업종 여성 비율 높아

업종별로는 전자정보통신(IT)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기준 IT업종 매출 상위 30곳의 여직원 규모는 7만7960명이었다. 상장사 300곳에서 28만여 명의 여성이 활약하는 것을 감안하면 27.6%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어 금융업 6만4396명(22.8%), 유통업 6만1048명(21.6%) 순으로 여성 인력이 많았다.

이들 3개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인력 규모가 20만3404명으로 72%를 차지하는 셈이다.

다음으론 식품 2만3485명(8.3%), 석유‧화학 1만5349명(5.4%), 전기‧가스 1만88명(3.6%), 제약 1만67명(3.6%) 순이었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반면 건설업에서 활약하는 여성 인재는 5195명(1.8%)으로 가장 적었다.

이외에 섬유‧패션 6034명(2.1%), 자동차 8791명(3.1%)으로 여직원 규모가 1만명 이하로 조사됐다.

상장사 300곳 중 2018년과 2019년 연속 여성 직원이 가장 많은 단일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의 작년 여직원 수는 보고서 기준 2만7599명(9.8%)이었다.

이번에 조사한 300개기업의 여직원수(28만여명)의 10분의1 차지하는 수치다. 이어 롯데쇼핑 1만8397명(6.5%), 이마트 1만6346명(5.8%)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여성고용 1만명 클럽'에 가입된 곳은 삼성전자, 롯데쇼핑, 이마트 세 곳과 SK하이닉스까지 총 4곳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는 2018년(9800명)에는 명단에 없었다가 2019년(1만272명)에 1만명 클럽에 첫 진입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이번 조사를 보면 여성 고용을 늘리려면 IT업종을 비롯해 금융과 유통업체 등에서 여성 인력이 크게 늘어나야 가능하다"며 "하지만 최근 금융과 유통업체 등에서 4차산업 혁명에 따른 사업개편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올해 여성 고용은 작년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등에서 여성고용 인력을 크게 확대하는 기업 등에 과감한 인센티브 등을 도입하는 것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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