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무관중 경기보다 1년 연기가 나을 것"…日, 전쟁으로 인한 2차례 반납이어 또 악몽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여름 예정된 도쿄 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의 한 사거리.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여름 예정된 도쿄 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의 한 사거리.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대한 취소 및 연기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텅 빈 경기장으로 치르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1년 늦게 연다면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19’ 사태의 확산과, 현재 일본의 소극적인 방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연기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카하시 하루유키 도쿄올림픽 조직위 집행위원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의 공식 입장은 ‘절대 불가’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2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WHO의 팬데믹 선언이 나온 것과 관련 대회 개최 연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자세”라며 “지금 단계에서 방향이나 계획을 바꾸는 것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일본은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은 상태로 대회가 취소되면 국가 경제 자체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설사 대회가 1~2년 후 치러진다 해도 그 동안의 시설 유지비 등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해 이마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재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방역 대응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대회 출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각 대륙별 유도, 레슬링, 야구, 카누, 레슬링 예선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계속 연기되면서 정상적인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1896년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대회가 취소된 것은 하계 3번, 동계 2번을 포함 총 5번이다.

이 5번 모두는 전쟁에 한 것으로 일본은 이 중 4번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일본은 1940년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중일전쟁 발발로 개최권을 모두 반납했고, 결국 세계 2차대전으로 인해 대회 자체가 모두 취소됐다.

이외에도 1916년 (베를린·독일), 1944년(런던·영국) 하계 올림픽과 1944년(코르티나담페초·이탈리아) 동계올림픽이 전쟁으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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