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께 유력, 인하폭 0.25%포인트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위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날짜는 확정되진 않았지만 오는 19일께 개최가 유력하며, 금리 인하 폭은 0.25%포인트(p)가 유력하지만 0.5%p 이상 '빅 컷'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은 13일 기자단에 공지문을 보내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언제 열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팬데믹' 상황을 맞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투매 양상을 보이고 실물 경제에도 타격이 커질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한은 내부에서도 다음 정례회의인 오는 4월 9일까지는 한 달 가까이 남은 상황이어서 하루라도 빨리 임시 금통위라도 열어 긴급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주말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지켜본 뒤 회의 일정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또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오는 17일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예정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 정책과의 공조 효과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시장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하고, 자금시장 경색까지 나타날 조짐이 있는 만큼 임시회의 일자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얼마나 내릴까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선 외국인의 주식자금이 대거 유출되고 통화정책 여력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0.25%p를 넘어서는 인하 폭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크게 내려갈 경우 채권에서까지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원화 약세도 부담 요인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이달 들어 약 5조5000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13일에는 국채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도 이탈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문제도 0.5%p 이상의 빅 컷에는 걸림돌이다.

금리가 낮아져 돈이 더 많이 풀릴수록 생산적인 부문에 유입되기 보다 부동산으로 쏠릴 가능성이 큰 점은 그동안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 절대 수준이 과거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2001년이나 2008년 때보다 훨씬 낮아 인하 여력이 충분치 않은 점도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한은은 '9·11 테러' 직후인 2011년 9월 0.50%p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엔 0.75%p를 각각 내린 바 있다.

◇ 0.25포인트 인하론 부양효과 부족?

전문가들은 현 위기 상황에서 0.25%p만으론 인하 효과가 부족하므로 빅 컷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국으로 분류되는데 0.50%p를 내리면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이번 임시 회의에서 0.25%p 인하할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하고 미국 FOMC가 열리는 18일 이후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며 "시장에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를 내려면 인하폭은 0.50%포인트 정도는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1.25%인 기준금리는 0.50%p의 인하가 이뤄질 경우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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