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무역적자 30년만에 최악, 5% 성장도 어려울듯...부채폭탄 터지면 속수무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코로나19 발병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전염병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이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해 환자 및 의료진을 화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다. [사진=우한 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코로나19 발병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전염병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이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해 환자 및 의료진을 화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다. [사진=우한 신화/연합뉴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지금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생하던 이번 달 초와 비교해 보면 정말 편안한 분위기다.

코로나19를 완전히 퇴치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언론은 아예 한술 더 뜬다.

연일 코로나19와의 '인민 전쟁'에서 승리한 듯한 뉘앙스의 언행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솔직히 거의 큰 불을 잡은 채 잔 불을 끄고 있는 상황을 보면 크게 '오버'하는 것이라고 폄하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이 마냥 '환호작약(歡呼雀躍)' 할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지난 3개월 동안 할퀴고 간 상처가 예사롭지 않은 탓이다.

거론해야 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니겠으나 무엇보다 향후 경제에 대한 걱정이다.

이는 중국 내외에서 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각종 통계를 살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우선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최근 집계한 지난 1~2월 수출입액을 살펴봐야 한다.

두 달을 합친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2%, 수입액은 4% 줄어들었다.

수출의 경우 코로나19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것이 무색해는 대목이다.

향후 수출의 향배를 보여줄 수입 감소폭이 4%에 불과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3월에는 더욱 대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낙관은 금물이다.

이에 따라 1~2월 무역 적자는 71억 달러로 집계됐다.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경우 3월에도 극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해야 한다.

수출입 지표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좋아지기가 어려울 것이 확실하다.

1분기 무역 적자 규모가 톈안먼(天安門)사태 직후인 1990년 이래 '30년만의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보인다.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서 맹위를 떨치는 지난 10일 베이징시 한 아파트에 걸린 신종 코로나 예방 플래카드.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서 맹위를 떨치는 지난 10일 베이징시 한 아파트에 걸린 신종 코로나 예방 플래카드. [사진=연합뉴스]

성장률도 최악이라는 단어가 전혀 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무디스 등의 전망에 따르면 1분기에 3.5%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진짜 그럴 경우 2분기 이후에도 폭발적 반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상반기 4%, 하반기 5.5% 전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 경우 당초 목표인 6%는 고사하고 5%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른바 바오류(保六. 6% 성장 사수)는 고사하고 바오우(保五)도 위태롭게 되는 것이다.

중국 경기가 계속 나빠질 경우 전국 곳곳에서 파산하는 기업들도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EIU는 최소 500만 명, 최대 1000만 명이 실업의 위험이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연쇄적으로 실업자도 늘어 내수 자극을 통한 경기 자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중국 경제 당국은 현 상황이 어렵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통화 증발이나 인프라 프로젝트의 조기 착공 등을 비롯한 가능한 방법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코로나19의 장기 창궐로 인한 내상이 깊어 생각만큼의 효과가 나타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이 돼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의 활황에 의존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섣불리 내수 자극에 나설 경우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총부채 부담이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 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에 불과(?)한 부채가 진짜 대책없이 더욱 늘어난다면 중국은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악몽의 수렁에서 헤맬 가능성도 농후하다.

중국 경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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