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분 일부 매각 "백기사 역할할 생각없다"

[사진=뉴스퀘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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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좌우할 한진칼 주주총회를 2주일 남기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으로선 지분 0.1%가 아쉬운 마당에 '악재'를 만난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에 2% 가량인 지분율은 1% 이하로 낮아졌다.

카카오 측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한진그룹 주총에서 (조 회장측의) 경영권 방어나 백기사 등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가량을 추가로 사들인 바 있다.

카카오는 당시 지분 매입에 대해 사업적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는 27일로 예정된 한진칼 정기주총을 앞두고 카카오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 분쟁에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조원태 회장 측으로서는 카카오의 지분 2%를 잃게 된 셈이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측 지분률은 본인 6.52%에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00%) 등 총 32.45%로 줄게 됐다.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지분은 KCGI 17.29%, 반도건설 8.28%,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32.06%다.

양 측의 지분 차이가 줄게 되면서 국민연금(2.9%)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의 의사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조원태 회장과 3자 연합 양측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주총 이후 전개될 경영권 분쟁에도 대비하고 있다.

상법상 오는 주총에서는 주주명부가 폐쇄된 지난해 12월 26일 이후에 보유한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지분을 14.9%까지 끌어 올렸다.

반도건설과 KGCI도 최근 0.7%와 0.5% 가량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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