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독립성 보장위해 추천위 구성 의무화 했지만 '한통속' 인물로 채운셈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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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회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이 '쓴 소리'를 하는 사외이사가 드물었던 비밀이 밝혀졌다.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뽑기 위해 설치된 대기업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사추위) 위원들이 전·현직 임원 등 해당 기업에 우호적인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1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사추위 설치가 의무인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161개사 중 명단을 공개하는 156개사 사추위 위원 58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지난해 3분기 기준), 34%인 195명이 기업 우호 성향으로 파악됐다.

사추위 위원 10명 중 3명 이상이 기업 우호 인사들인 셈이다.

CEO스코어는 ▲총수 일가·경영진과 학연(고교·대학교 같은 전공, 졸업연도 3년 기준) ▲해당 기업·계열사 임원 출신 ▲해당 기업·그룹과 자문 계약이나 지분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 소속 등 이해관계를 근거로 '기업 우호성향' 판단했다.

◇ 총수 일가가 사추위위원장 맡는 곳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수 일가가 사추위 위원장을 맡거나 위원에 포함된 기업이 16곳이었다. 한진칼 조원태 회장, GS·GS건설 허창수 명예회장,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 등이 사추위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다만 한진칼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지난달 7일 이사회를 통해 조 회장이 사추위에서 빠지고 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정의선 수석부회장)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조현식 부회장·조현범 사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조현범 사장), 넥센타이어(강병중 회장), 카카오(김범수 의장), 한국금융지주(김남구 부회장), OCI(이우현 부회장) 등은 총수 일가가 사추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대한항공 GS리테일은 사추위원 전원이 후호성향

총수 일가는 아니지만 해당 기업의 대표 이사가 사추위원장인 기업은 삼성SDI(전영현 사장), 대한해운(김칠봉 부회장), 대우건설(김형 사장), 롯데케미칼(임병연 부사장) 등 29곳이나 됐다.

특히 대한항공과 GS리테일, 영풍은 사추위원 전원이 기업에 우호 성향인 위원들이었다.

SK이노베이션과 한국타이어 등 26곳은 우호 인사로 사추위원 절반을 채웠다.

반면 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 보장을 추구한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CJ, CJ ENM, CJ제일제당, DB금융투자,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KB금융, SK증권, 교보증권, 금호석유화학, 넷마블, 두산, 두산건설,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 3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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