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개 기업이 1차오일쇼크·IMF·금융위기 시절 탄생..."위기를 기회로 만든셈"

[사진=동화약품]
[사진=동화약품]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1000대 상장사 가운데 5곳 가운데 1곳 이상은 오일쇼크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사태 등 '위기' 속에서 태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3년과 1974년에는 61곳,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001년에는 139곳, 2008년 금융위기 때 17곳 등이다. 

특히 단일 연도 중에서도 IMF 외환위기 시절인 지난 2000년에 세워진 스무 살 청년 기업이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대 상장사 중 110곳은 '환갑(만 60세)'을 넘긴 장수기업이었으며, 최고령 기업은 제약회사인 '동화약품'으로 만 123세였다.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 신경수)는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국내 1000대 상장사 설립년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조사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법인 설립일을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조사 대상은 매출액 기준 1000대 상장사이고, 금융업 및 지주회사 등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 1000대 상장사 평균나이는 36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0대 상장사의 평균 연령은 36세였다.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1995년~1999년 사이인 1990년대 후반에 세워진 회사가 130곳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론 2000년~2004년에 설립된 회사로 120곳이었다.

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이뤄진 1970년대 초반(1970~1974년)에 탄생한 곳은 103곳으로 100곳 이상 됐다. 이어 1980년대 후반(97곳), 1970년대 후반(87곳), 1960년대 후반(65곳) 순이었다.

단일 연도 중에서는 2000년에 태어나 약관(弱冠)에 해당하는 20세 된 기업이 47곳으로 최다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아이마켓코리아, 동원F&B, 휴비스 등이 포함됐다.

한 해 앞선 1999년에 창업돼 올해 21세 되는 기업도 41곳이나 됐다. 네이버, 한국항공우주, CJ CGV, 예스24 등이 모두 동갑내기 회사들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IMF 사태 '위기' 속에서 탄생한 셈이다.

신경수 대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00대 상장사 중 1차 오일쇼크(61곳), IMF 외환위기(139곳), 금융위기(17곳) 때 태어난 기업은 모두 217개였다"며 "이는 국내 기업가들이 위기를 위험으로만 보지 않고 새로운 기회의 시점으로 인식해 도전 정신을 가지고 사업에 뛰어든 개척 정신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자료=지속성장연구소]
[자료=지속성장연구소]

◇ 60세 이상 장수기업도 110개 달해

60년 이상된 장수 기업도 1000곳 중 110곳이나 됐다.

법인 설립일 기준으로 최고령 회사는 지난 1897년에 설립돼 '까스활명수'로 잘 알려진 올해 123세의 동화약품으로 확인됐다.

면방직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타임스퀘어를 운영하며 유통업도 겸하고 있는 '경방'도 1919년 설립해 올해로 101세 된 100세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유한양행(1926년, 94세), CJ대한통운(1930년, 90세), 두산(1933년, 87세), 대림산업(1939년, 81세) 등이 80년 넘은 장수(長壽) 기업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두산은 동화약품보다 1년 앞선 1896년에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법인 설립은 1933년 12월 18일로 되어 있는 것으로 금감원 자료에서 공식 확인됐다.

1000대 기업을 외의 상장사 중에서는 성창기업지주(1916년, 104세), KR모터스(1917년, 103세)도 100세 넘은 기업 군에 이름을 올렸다.

비(非)상장사 중에서는 신한은행(1897년, 123세), 우리은행(1899년, 121세), 조선일보(1920년 3월5일, 100세), 동아일보(1920년 4월1일, 100세) 등도 100세를 넘겼다. 메리츠화재(1922년), 삼양홀딩스(1924년, 96세), 삼성제약(1929년, 91세) 등은 90세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종별로는 섬유업이 평균 65세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운송업(48.3세), 제지업(47.3세), 금속철강업(43.8세), 제약업(43.5세), 식품업(40.9세), 건설(40.7세) 순으로 평균 연령이 높았다. 반면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업은 평균 25.7세로 가장 젊었다. 이어 기계(27.6세), 전자(28.8세), 조선중공업(30.2세), 패션(34.2세) 등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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