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명리학 접목한 임상 사례 소개
코로나19 따른 '심리적 방역제' 가능성도

‘명리심리학’ = 양창순 저, 다산북스 간
'명리심리학' 표지. 양창순 저, 다산북스 간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정신과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의학박사인 필자가 서양 심리학에 동양 명리학을 접목한 임상 치료 결과를 정리한 책을 펴냈다. 

필자는 자신이 명리학을 접한 계기 중 하나를 이렇게 설명한다. 

어느 날 30대 중반의 여성 환자를 상담하게 되었는데 그녀는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이유를 물은즉 어떤 유명한 점집을 찾아갔더니 그곳에서 자신이 2년 뒤 죽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항불안제를 투여했지만 그녀의 불안은 줄어들지 않았고 얼마 뒤 더 이상 병원을 찾지 않았다.

정신의학이 놓치는 영역 명리학이 설명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면서 궁금해 하던 중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사주명리학을 접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격에 관해 많은 분석을 행하는데, 필자는 자신이 지닌 콤플렉스의 원인이 정신분석만으로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문제를 명리학이 해결해 주었다는 것이다.

필자의 말을 빌면 “나의 그런 성격적인 특성들이 마치 눈앞에 그림이 펼쳐지듯 너무도 뚜렷하게 보였다.” 

그가 명리학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다.

이후 대학원에서 ‘주역과 정신의학’을 접목한 논문으로 두 번째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필자는 서양 정신의학과 동양 명리학을 연관 지워 설명하면 환자를 설득하기가 더 쉬워지고

따라서 치료 효과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우선 정신의학은 분석적인 방법을 사용하므로 의사의 말에 환자가 동의하기보다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명리학의 설명을 듣는 환자는 자신이 배려 받는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자기중심적이다”라고 말하면 반발하는 사람도, “당신은 세상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그밖에도 명리학은 자신에 대해 통합적인 이미지를 주고, 자신의 성격과 잠재력이 지닌 특징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준다는 판단이다.

필자의 표현을 빌자면 “정신의학이 설계도면이라면 명리학은 입체도면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정신의학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우리 뇌가 99퍼센트 망가지고 단 1퍼센트의 기능만 남아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그 1퍼센트를 붙잡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타고난 정신과 의사다.

하지만 모든 분야의 과학이 그러하듯 인간 내면에는 정신분석학 또는 심리학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광범위한 영역이 있으며, 그 빈자리를 명리학이 상당 부분 채워준다고 필자는 믿는다.

필자에 따르면 정신분석학이 주로 개인의 내면을 설명하는데 활용된다면 명리학의 적용 분야는 이를 포함하여 삶 전반을 아우른다.

필자가 한 지인의 사주를 풀어보니 특정 해의 운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그해가 다가와 조언을 해주자 그도 이를 받아들여 매사 조심하려 했다.

하지만 “일이 한번 잘못되려면 마치 물이 하수구로 몰려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듯 그렇게 한순간에 잘못되는 모양”,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연발하여 큰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신분석학적 설명은 당사자에게 별 위안이 되지 못했을 것이지만, 사주에 나타난 대로 되었다는 생각에 그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재기할 의욕을 품었다고 한다.

혼란한 시대를 안내하는 ‘삶의 지도’ 삼을 만

개인이 사주명리학의 풀이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확률적으로 나에게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좀 더 능동적으로 인생에 임할 것이라고 필자는 조언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사주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결국 재물과 무병장수 이성에 관한 운”이다.

그런데 명리학에 따르면 부자가 될 운은 타고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주가 신왕재왕(身旺財旺)해야 한다.

나를 뜻하는 기운도 강하고 재물운도 강해야만 ‘그 위험한 것’을 별 탈 없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섣불리 재물을 탐하다가는 화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니, 이를 받아들인다면 불필요한 욕심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설명이다.

재물이든 이성이든 마찬가지다.

가령 오행의 기는 약한데 재물의 기가 강한 사람에게 돈이 생기면 다른 데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책에서 필자는 심리학과 명리학을 함께 적용하여 개인의 내면에 잠재된 위기를 해소하며 치유 효과를 높인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개중에는 진로 상담도 여럿 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자녀를 공부하라고 다그친 부모에게 심리검사와 명리학적 분석 결과를 함께 보여주며 설득한 경우, 예술분야를 원하는 아이에게 상경계열 진출을 강요하는 부모에게 정신의학적 검사와 명리학적 검사가 일치함을 보여주면서 문제를 해결한 경우 등이다.

우리 누구에게나 인생은 망망대해에 던져진 일엽편주 같은 존재다.

최소한 삶의 지도 같은 것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애초에 그런 것은 없다.

필자는 그와 같은 삶의 지도를 그리는데 정신의학과 명리학이 일정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가지고 태어나는 기질과 잠재력, 전반적인 삶의 흐름에 관해서는 두 학문만큼 그 기본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292쪽)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의 창궐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날들이 이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고립감 같은 심리적 병증 탓에 힘들어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의학과 명리학을 접목한 치료법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심리적 방역제’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상황이라도 개인의 내면에 각인된 심리 상태에 따라, 그리고 개인에게 운명지어진 처지에 따라 감염병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초심자를 위해 명리학의 기본 얼개를 도표와 함께 알기 쉽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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