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자위대 간부 양성학교인 방위대 졸업식에서 훈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자위대 간부 양성학교인 방위대 졸업식에서 훈시하고 있다.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처음으로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만약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완전한 형태의 실시가 곤란한 경우에 선수들을 가장 먼저 고려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판단은 IOC가 내리지만, 중지(취소)는 선택지 중에 없다는 점은 IOC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IOC는 22일(현지시간) 긴급 집행위원회 후 발표한 성명에서 “IOC는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당국, 도쿄도와 협력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적인 보건 상황과 올림픽에 대한 영향 평가를 완료하기 위해 (올림픽을)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쿄 올림픽을 취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취소는 의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IOC는 앞으로 4주 안에 해당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중에는 대회 연기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쿄 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과 기관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세계육상연맹은 이날 IOC의 성명 발표 후 “도쿄올림픽 연기를 위한 IOC의 논의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나이젤 허들스턴 영국 체육장관은 “IOC의 도쿄올림픽 연기 검토는 옳은 것”이라며 “선수, 팬,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회 개최국인 일본 국민들도 IOC의 이 같은 결정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국민들 중 69%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한편, 이번 올림픽이 연기된다면 1896년 1회 올림픽 이후 사상 첫 사례가 된다.

지금까지 역대 올림픽은 하계 3회와 동계 2회 등 총 5차례의 대회 취소는 있었지만 감염병 등으로 인한 대회 연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5번의 취소는 사례는 모두는 전쟁에 한 것으로 일본은 이 중 4번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일본은 1940년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중일전쟁 발발로 개최권을 모두 반납했고, 결국 세계 2차대전으로 인해 대회 자체가 모두 취소됐다.

이외에도 1916년 (베를린·독일), 1944년(런던·영국) 하계 올림픽과 1944년(코르티나담페초·이탈리아) 동계올림픽이 전쟁으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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