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 경쟁업체 롯데관광개발에 6년째 위탁

[사진=GKL 홈페이지 캡처]
[사진=GKL 홈페이지 캡처]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모든 기업에게 고객의 개인 정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더 할 나위 없다.

더욱이 개인들의 성향을 파악해 마케팅을 하는 카지노 사업자에게는 플레이어(고객)의 개인 정보는 곧 매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장 소중하게 다뤄야할 자산이다.

그러나 국내 카지노 업계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 중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유태열)가 이처럼 중요한 고객 정보를 경쟁업체인 롯데관광개발에 수년째 위탁 운영하고 있는 것. 

27일 업계에 따르면 GKL은 지난 2015년부터 세븐럭의 고객 정보를 롯데관광개발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다. 

GKL의 세븐럭 카지노의 맴버십 관리규정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취급 업무를 롯데관광개발에 위탁해 운영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위탁 내용은 '항공예약에 필요한 정보'라고 명시했다.

더욱 특이한 점은 GKL은 정보시스템 통합 운영 및 관리 위탁은 매년 업체를 변경했지만 '고객 항공권 예약 시 정보 조회 업무'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줄곧 롯데관광개발 한 곳과 위탁업무를 체결해오고 있다. 

플레이어 즉 카지노 이용 고객 정보에는 성명, 생년월일, 여권번호, 외국인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의 기본적 정보 외에 선택적으로 이메일, 국적, 성별, 연령, 직업 등이 포함돼 있다.

당연히 롯데관광개발의 입장에서는 이들 기본정보와 선택적 정보를 활용,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카지노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롯데관광개발은 현재 파라다이스 소유 제주도 2개 사업장 가운데 중문단지 내 롯데호텔의 하우스 카지노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 영업장 소재지를 오는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노형동의 '드림타워'로 변경하고 면적을 약 4배로 확장하는 등 카지노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이들 고객들의 개인 정보에 플레이어들의 히스토리는 나오지 않지만 전화번호와 이메일 연령 직업 등의 정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정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GKL 관계자는 "개인정보 처리 업무 위탁은 국가계약법상 동종업계가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롯데관광개발과 위탁 계약을 맺은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롯데관광개발이 GKL 고객의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지적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준수 서약을 맺고 위탁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될 염려는 없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예단을 가지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카지노 업계에서는 GKL의 이 같은 개인정보 처리 업무 위탁 행위가 상식 이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카지노 업계의 특성상 단체관광객(Mass)은 물론 그룹(Group)과 비아피(VIP) 고객 등의 개인 정보는 카지노 사업자들의 마케팅 및 홍보 수단으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는 물론 국내 민간 카지노사업자들도 이들 개인고객의 정보의 외부 유출은 절대 불허하고 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카지노 고객 정보를 경쟁사와 공유하고 있는 카지노 업체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GKL이 순진한건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채 그냥 진행하고 있는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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