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LCD 생산중단...미래 사업에 힘 실어 '초격차' 유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사업 전략을 점검하며 한 말이다.

이후 10여일 지난 31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육성 중인 QD(퀀텀닷, 양자점)와 QNED(퀀텀닷 나노 LED) 등 신기술로의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쟁력이 떨어진 LCD 대신 미래 사업에 힘을 실어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LCD 공세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미래 기술 전환을 앞당긴 요인이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저가 LCD 공세로 최근 수년간 LCD 비중을 줄여왔다. 지난해 아산1캠퍼스 내 대형 LCD를 생산하는 L8생산라인의 QD디스플레이 공정 전환에 들어갔다.

한때 30% 가까운 점유율로 전 세계 LCD 시장 1위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1~3위를 차지한 중화권 업체와 4위 LG디스플레이에 이어 10%도 안 되는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대신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 생태계를 기반으로 내년에 QD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고객이 요청한 LCD 물량에 대해서는 올해 연말까지 차질 없이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내용을 이날 대형사업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고객사·협력사에도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공유할 계획이다. LCD 개발·제조 분야 직원들의 경우, LCD 생산이 종료되는 시점에 중소형사업부, QD분야 등으로 전환 배치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오는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의 차세대 'QD디스플레이' 양산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1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투자를 계획대로 지속하겠다며 "QD디스플레이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QD 디스플레이는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빛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QD를 이용해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색을 구현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도 유연해 폴더블 등 디자인 혁신도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힌다.

아울러 회사 측은 투자가 본격화되면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고용유발계수 기준으로 신규 채용 이외에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사업 중단 결정으로 OLED로의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 내에서 높은 기술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플렉서블 OLED뿐만 아니라 대형 QD-OLED, 더 나아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QNED 등 새로운 기술로의 전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발 저가 LCD 공세로 LG디스플레이도 '탈 LCD'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국내에 있는 LCD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고부가 차량용·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생산에 주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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