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기전망지수 '57'...2008년 금융위기후 최저수준 하락

원유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울산석유화학단지가 울산대교 뒤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국제 원유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울산석유화학단지가 울산대교 뒤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위기' 수준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또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 지수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분기 대비 하락폭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 기업 2분기 BSI 57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가 57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BSI는 지난해 3, 4분기에 연속 하락후 올해 1분기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나, 코로나19 직격탄에 2분기 지수는 1분기보다 18포인트(p)나 하락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분기 BS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55)와 근접하고, 낙폭 역시 당시(-24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하면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특히 수출기업이 63으로 전분기보다 25p나 하락했고, 내수기업은 15p 하락한 56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감소 피해가 큰 제주(43)와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은 충남(43)이 가장 낮았고 대구(50)와 경북(51) 역시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대구·경북에 밀집한 섬유·의류업 BSI가 45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부품(51), 기계(59) 부문을 중심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가 평균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이 자금 회수를 차단해서 기업들을 극심한 자금 압박으로 몰아넣는 실물과 금융 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장기화 할 것으로 보여 체감경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8일 대구시 북구 제3산업단지관리공단 거리에 공장매매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8일 대구시 북구 제3산업단지관리공단 거리에 공장매매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업 70%가 매출 감소...1분기 매출액 22%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활동에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71.3%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70.3%)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30.1%) ▲중국산 부품·자재조달 어려움(29.4%) ▲방역물품 부족(29.4%) ▲자금 경색(24.0%) ▲물류·통관 문제(14.5%)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매출액 감소폭은 평균 22%로 집계됐다.

또한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피해가 외환위기 때와 유사(41.4%)하거나 더 크다(35.6%)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세제 지원(72%),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장인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코로나의 경제 충격이 대기업-중소기업, 내수-수출, 금융-실물에 관계없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일선 창구에서 자금 집행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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