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부부장 검사, 경향신문 모 기자에 협박 사례 폭로

지난달 31일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왼쪽)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검찰개혁 공약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왼쪽)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검찰개혁 공약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검사가 자신도 한 언론사 기자에게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님들을 동원한 권력기관의 위협'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 또한 얼마 전 대검찰청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한 기자님이 난데없이 사무실로 전화해서 ‘지금 대검찰청에서 감찰 중이니까 알아서 처신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은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진 부부장 검사는 “저도 모르는, 저에 대한 감찰 사실을 기자님은 어떻게 아셨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며 검찰과 언론 사이에 ‘검은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저한테는 안 통하는데 구속되어 계신 분들은 가족들의 안위나 본인의 신분 변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생길 것 같다”면서 “수사기관으로부터 위협 받으시는 많은 분들께 용기와 힘을 드리고 싶고, 권력기관과 그 하수인들이 함부로 시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없는 세상을 위해 제 자리에서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자는 경향신문사의 유 모 기자로 알려졌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 공개한 경향신문 유모기자와의 대화 녹취록.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 공개한 경향신문 유모기자와의 대화 녹취록.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이에 앞서 MBC는 지난달 31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와 검찰과의 유착관계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채널A 법조팀 모 기자는 금융 사기죄로 구속상태에 있는 신라젠의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접촉해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채널A 기자는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앞세워서 “유시민을 치면 검찰도 좋아할 것”이라며 “안 하면 그냥 죽는다. 지금 보다 더 죽는다. 나중에 가족이 (구속) 되는 것보다는 먼저 선제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낫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도 거론됐다.

이에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들이 조국 전 장관 가족 수사가 한창일 때 대검과 직접 소통한 흔적이 아주 역력하게 증거로 남아 있다"며 "이 편지는 그 뒤에도 서로 내통하고 있었다는 흔적이다. 이제 윤 총장이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녹취가 있고 또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그냥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감찰이라든가 여러 방식으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쳐]
[사진=MBC 방송화면 캡쳐]

한편, 채널A는 MBC의 보도와 관련 “본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MBC는 검찰에 선처 약속을 요구한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해당 취재원으로부터 기자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을 제공 받아 보도했다"며 "MBC가 사안의 본류인 신라젠 사건 정관계 연루 의혹과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의심스러우며,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특히 "채널A는 MBC 보도 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왜곡 과장한 부분은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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