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홍라희 여사 2조6860억원 '단연 1위'...종근당 정재정 여사 409억원 '넘버 2'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이 본격화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재벌가 부인들의 주식재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주요 재벌가 안방마님 90명 중 10명은 주식재산이 100억원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명은 상장사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벌가 안주인의 주식재산은 큰 차이를 보였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100대그룹 재벌가 부인 주식재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59개 대기업집단을 포함해 총 100개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대상자는 오너가 부인 성함 파악이 가능한 90명이다.

지난해 11월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재벌가 사모님중 주식부자 1위는 홍라희

조사 결과 국내 주요 재벌가 안방마님 90명 중 주식부자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었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 5415만 3600주(0.91%)를 보유해 이달 7일 기준 주식재산 가치만 2조6860억원에 달했다.

다음은 종근당그룹 이장한 회장의 부인 정재정 여사로 409억원으로 '넘버 2'를 차지했다.

정 여사는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29만1575주 보유하고 있는데, 7일 종가 10만80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310억원을 훌쩍 넘겼다. 94억원 상당의 경보제약 주식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커피 재벌로 유명한 동서그룹 김석수 회장의 부인 문혜영 여사는 336억원으로 오너가 안방마님 주식부자 클럽 '톱 3'에 이름을 올렸다. 문 여사는 ㈜동서 주식을 200만5935주(2.01%)를 보유 중이다.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부인 김낙양, 한미약품그룹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여사는 200억 원대 주식평가액을 보유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낙양 여사는 율촌화학(145억원), 농심홀딩스(98억원), 농심(7억9000만원) 세 곳의 주식종목에서 251억원 상당의 주식평가액을 보였다. 송영숙 여사는 한미사이언스에서 231억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6위는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 부인 이정자 여사로 187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중이며, 7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부인 서영민 여사(183억원), 8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부인 오수정 맥시칸 대표이사(170억원), 9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부인 송광자 여사(156억원), 10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부인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120억원)였다.

◇ 여성 그룹 총수론 이명희 신세계회장 9840억원 최고

100억원 이상 주식재산을 보유한 오너 사모님 중 5% 이상의 그룹 지분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2019년 사업보고서 기준 종근당홀딩스(5.82%)와 경보제약(5.42%) 주식을 보유한 정 여사와 이수페타시스(6.54%) 지분을 보유한 김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여성이 그룹 총수내지 경영자이면서 100억원 넘는 주식재산을 가진 인물도 많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대표적으로 이 회장은 7일 기준 이마트(5740억원)와 신세계(4099억원)에서 보유한 주식가치를 더하면 9840억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오리온홀딩스(2677억원)와 오리온(1928억원) 주식을 더해 4605억원의 주식평가액을 보였다. 현정은 현대 회장(1214억원)과 장영신 애경 회장(202억원)도 100억원 이상의 주식 부자다.

그룹 총수가 사별하면서 주식재산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가 대표적으로, 김 여사의 주식가치는 7일 기준 4475억원으로 평가됐다. 김 여사는 LG 주식을 725만3100주(4.2%) 보유 중이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주식가치도 270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고문은 한진그룹의 지배격 회사인 한진칼 주식 지분을 5.31% 보유하고 있다.

◇ 10억 이상 주식보유 33명, 40명은 한 주도 보유 안해

이번 조사 대상 100대그룹 재벌가 부인 중 주식재산이 10억원 이상은 모두 33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에는 아직 법적 부부를 유지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 관장도 22억 원(7일 기준)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90명 중 40명의 재벌가 안방마님은 상장사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상당수의 국내 그룹 총수 등은 회사 경영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주식 지분'에 대해서만큼은 부부 사이라도 매우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오일선 소장 CXO 연구소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 "그룹 총수 배우자는 상황에 따라서는 그룹 전면에 나서거나 지분 등으로 경영에 깊이 관여해야 할 여지가 높은 특수관계자"라며 "특히 그룹 승계와 관련해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그룹 총수 부인의 지분 동향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오너 부인 이름은 공정위 공시 자료와 언론 기사 및 각종 인물 검색 등을 통해 파악했다. 주식 재산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주식 중 보통주 기준(우선주 제외)으로 조사가 이뤄졌고, 4월 7일 종가를 곱해 주식평가액을 산정했다. 비상장사 주식가치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또 여성 자신이 그룹 총수 내지 경영자로 활동하거나, 배우자가 고인(故人)이 된 경우 등은 조사에는 포함시켰으나 주식평가액 순위에는 제외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