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이 알려주는 ‘노인생활백과’

‘늙어도 늙지 않는 법’, 김광일 저, 김영사 간
‘늙어도 늙지 않는 법’, 김광일 저, 김영사 간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63세 나깜빡 씨는 최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 며칠 전 만났던 사람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곤 하는 것이다.

치매와 건망증 구별법

단순한 건망증인지 치매의 초기 증상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둘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로, 만일 기억나지 않던 부분이 힌트를 받아 다시 떠오른다면 건망증이고, 그렇게 해도 스스로 기억을 떠올릴 수 없고 그러한 사실 자체를 알 수 없다면 치매라 볼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건망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지만 치매는 기억력 장애가 점점 심해져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는 질병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는 치매 예방약이 개발되지 않고 있고 마땅한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다.

심폐기능 이상 질환

73세 강심장 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쁘고 계단을 오르기도 쉽지 않다.

이게 나이 때문이고 운동으로 회복되면 좋으련만 그게 아니라 어딘가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것이라면?

물론 나이가 들면 운동할 때 최대 맥박수가 줄어들어 쉽게 숨이 가빠져 온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최대 산소 소모량을 30%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와 달리 심혈관계나 호흡기계 또는 근골격계나 빈혈 등의 질환으로 호흡이 쉬 가빠질 수도 있다.

만일 가만있는데도 호흡곤란을 느낀다면 대체로 심리불안이 원인일 경우가 많다.

호흡이 곤란할 때 한쪽 다리가 동시에 붓는다면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색전이 의심되므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폐색전은 진행이 빨라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노화와 피부 변화

한때는 동안이라는 말도 들었건만, 70세 나동안 씨는 요즘 피부가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애써 목욕을 자주 하는데 오히려 피부가 더 건조해지고 가렵기까지 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도 노화의 자연스런 결과인지 질환 탓인지 가릴 필요가 있다고 한다.

건성습진, 대상포진, 노인자색반 등은 피부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병증이다.

흔히 검버섯이라 불리는 지루각화증도 그중 하나인데, 만일 얼굴이나 몸통에 검은 반점 같은 게 생기는데 손발바닥에는 그런 증상이 없다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거기에다 갑자기 가려움증까지 동반된다면 위나 대장에 악성종양이 생긴 탓일 수 있어 꼭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나이 탓’하기 전에 자가진단 먼저

이 책의 저자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으로 노인성질병 치료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김광일 박사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노년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이제 막 노년에 접어드는 중년 독자에게 노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썼다.

앞에 든 이야기들은 노인 질환이 의심되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을 위해 흔히 헷갈릴 수 있는 노화현상과 증상의 구분법에 대해 알려준 각종 사례의 일부다.

이어진 2장에서는 노년에 잘 걸리는 7대 질병 즉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치매, 파킨슨병, 암, 근골격계 질환, 내분비질환의 예방법을 설명한다.

가령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서도 아침에 가슴이 뻐근하다면 이는 심혈관계 질환의 일반적인 증세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심혈관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일종의 기름덩어리인 동맥경화반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라는 것인데, 이는 다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흡연이나 비만 등이 원인이다.

저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활습관 교정, 질환 관리, 그리고 예방약 사용 등의 대처법을 알려준다.

이어 3장에서는 건강한 노년을 위해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을, 4장에서는 노년을 위협하는 생활 속의 위험요인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가령 나이가 들어도 예전처럼 차를 몰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 독자들을 위해 스스로 운전능력을 판단해볼 수 있는 팁을 제공한다.

그밖에도 낙상 예방법, 미세먼지 대응법, 안전한 사우나 이용법 등 읽다보면 무릎을 칠 정보들이 많다.

부록으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을 선택하는 방법, 연명의료결정법 등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노환 시 대처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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