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오너일가 그룹 대표·임원으로 전진...5명 중 1명은 여성
구광모·조원태·정지선·이인옥·윤호중·박지환 등 회장 타이틀 차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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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재계 오너 기업들의 세대교체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이후 출생한 30~40대가 대표나 임원으로 전진 배치되고, 베이비부머 세대를 포함한 1960년대생들이 자리에서 떠나는 이른바 '시소(SISO, Seventy In Sixty Out)' 현상이다.

2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200대 그룹 및 주요 기업내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일가 임원현황 분석(올해 4월초 기준)' 결과에 따르면 현재 1970년 이후 출생한 국내 주요그룹 회장만 6명이나 되고, 부회장도 15명에 달했다.

또 임원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젊은 오너일가 150명 중 22%는 여성이고, 4세 경영자도 7% 정도 활약하고 있다.

◇ 구광모·조원태 등 6명 그룹 회장에 올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200대 그룹 등에 활약하고 있는 오너가 임원 150명 중 회장 직함을 가진 이는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구광모 LG 회장(만 42세)과 조원태 한진 회장(45세)이 대표적이다.

구 회장은 40세 되던 지난 2018년에 LG그룹 회장으로 올랐고, 조 회장은 지난 해 4월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이후 대한항공 사장에서 한진그룹을 실질적으로 거느리는 회장과 총수직에 등극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48세)은 35세이던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회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49세)도 42세이던 지난 2013년부터 회장 타이틀을 유지 중이다.

2명은 올해 회장 명함을 새겼다.

윤호중(49세) 한국야쿠르트 회장과 박주환(37세) 휴켐스 회장이 주인공이다.

윤 회장은 작년에 별세한 부친 윤덕병 회장을 이어 지난 3월말 주총에서 공식적으로 회장직에 올랐다. 박 회장도 지난 1월 별세한 아버지 고(故) 박연차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달 25일 휴켐스 부사장에서 회장으로 공식 승진했고, 태광실업 그룹 회장직을 맡게 됐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 있는 부회장급도 15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의선(50세) 현대자동차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구 회장을 이어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가.

강호찬(49세) 넥센 그룹 부회장도 강병중 회장의 외아들로 차기 회장이 유력하다.

제약 업계 중에서는 부회장에 오른 오너 일가가 유독 많다.

조원기 조아제약 회장 아들 조성환(50세), 윤동한 한국콜마 전 회장 아들 윤상현(46세), 허강 삼일제약 회장 아들 허승범(39세),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아들 류기성(38세) 부회장 등이 활약 중이다.

[자료제공=CXO연구소]
[자료제공=CXO연구소]

◇ 형제 남매 나란히 활약 경쟁하는 기업은

형제가 나란히 부회장으로 활약하며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의 장남 현지호(49세), 차남 현석호(47세)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 중에서는 정혜승 싸이맥스·인지디스플레이 부회장(48세)이 이름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정구용 회장의 딸이다.

사장급은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3남 조현상(49세),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 장남 윤석빈(49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장남 임종윤(48세) 등은 모두 사장 타이틀을 갖고 있다.

여성 중에도 사장급이 다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부진(50세) 호텔신라, 정유경(48세) 신세계, 성래은(42세) 영원무역홀딩스, 박이라(42세) 세정, 조연주(41세) 한솔케미칼 사장 등은 오너가 여성 야전사령관들이다.

이외 주요 직급별로 살펴보면 ▲부사장급 30명 ▲전무급 17명 ▲상무급 16명 ▲기타 17명 등으로 파악됐다.

◇ 1990년 이후 출생 4명도 '임원'으로

1970년생 이후 태어난 150명의 오너가 임원 중 출생년도 별로는 1974~1975년(45~46세)생이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0~1971년생 23명으로 뒤를 이었다. 1978~1979년생 20명, 1972~1973년생 19명, 1976~1977년생 16명 순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도 4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4년생이 13명으로 최다였다.

김태현 성신양회 부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사장,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등은 올해 46세인 동갑내기 오너가 임원들이다.

오너가 중 최연소로 임원 타이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은 금감원 공시 기준 직위로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의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상무다. 김 상무는 1994년생으로 올해 26세이면서 ㈜호반산업의 41.9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김 상무의 누나인 김윤혜 호반베르디움㈜ 사내이사 겸 아브뉴프랑㈜ 실장도 올해 28세로 오너가 여성 임원 중 최연소였다.

이와 함께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32세) 호반건설 부사장도 30대 초반으로 호반건설 지분 54.73%를 보유 중이다. 지분만 놓고 보면 김 부사장은 호반그룹 총수이자 아버지인 김상열 회장보다 최상위 지배자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공정위가 지정한 59개 대기업집단 중 한 곳인 SM(삼라마이다스) 그룹 우오현 회장 아들인 우기원 라도㈜ 대표이사도 올해 28세이지만 유력한 그룹 후계자로 꼽힌다.

150명의 오너가 젊은 임원 중 남성은 116명으로 77.3%를 차지했다. 여성은 34명으로 22.7%를 보였다. 30대그룹 내 주요 여성으로는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차녀 호텔롯데 장선윤 전무(49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장녀 박주형(40세) 금호석유화학 상무, CJ그룹 이재현 회장 장녀 이경후(35세) CJ ENM 상무 등이다.

[자료제공=CXO연구소]
[자료제공=CXO연구소]

◇ 3세 경영자가 절반 차지

조사 대상 오너가 임원 중에는 3세 경영자가 5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세 41.3%, 4세 7.3% 순이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두산 박용만 회장의 아들 박서원(41세) 오리콤 부사장, GS건설 허창수 회장의 아들 허윤홍(41세) GS건설 사장,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의 아들 이규호(36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의 아들 윤인호(36세) 동화약품 전무 등으로 파악됐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국내 주요그룹에서는 197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일가 임원들이 전진 배치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일반 임원에게도 영향을 미쳐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1970년대 출생자들을 대거 등용하고 1960년대생들을 상대적으로 줄여나가는 이른바 ‘시소(SISO, Seventy In Sixty Out)’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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