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내 보유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이는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유상증자 시행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유휴자산 매각 외에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언급한 만큼 유상증자 역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금투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증 실시는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유증을 검토하는 것은 맞으나 아직 규모가 정해질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부채비율 축소를 목적으로 각각 5000억원,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코로나로 고갈된 유동성 확보가 주목적이다.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토지 및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유휴자산 매각을 선언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지만 당장 쓸 현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출이 끊기면서 이달내 보유현금이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이 이달 내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달에 나가는 고정비용이 4000억~5000억원 규모인데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 2400억원이기 때문이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대한항공은 통상 2조원 가량을 ABS로 조달해왔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 중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는 등 매출 급감으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편,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소식과 함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17일)과 비교해 2만8500원(26.03%)이나 급락한 8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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