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소비감소가 성장률 3.1%p 끌어내려...수출은 그나마 '선방'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본격화 하면서 올해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1.4%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1998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타격을 준 영향이다.

이에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도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그래픽=뉴스퀘스트]
[그래픽=뉴스퀘스트]

◇ '집콕'으로 인한 소비 감소가 3.1%p 끌어내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1.4%로 확인됐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역성장은 소비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6.4% 줄었는데 이 같은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는 물론 승용차, 의류 등 재화 소비까지 모두 줄었다.

민간소비는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평시에는 분기별 변화폭이 크지 않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체 실질 GDP를 3.1%포인트(p)나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어 0.2%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작년 4분기 증가율이 2.5%에 달해 올해 1분기엔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산을 조기 집행한데 따른 것이다.

수출은 2% 줄어 민간소비와 비교해 그나마 선방했다.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수출이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게 이를 상쇄했다.

생산에서는 서비스업이 2.0% 감소하면서 충격이 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운수업(-12.6%)의 감소폭이 가장 컸고,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6.2%)도 코로나19의 충격을 고스란히 끌어안았다.

제조업은 운송장비 및 1차 금속제품이 감소했으나 반도체 부문의 증가가 이를 상쇄해 전체적으론 1.8% 감소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감소폭이 실질 GDP보단 적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약 3개월째인 19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약 3개월째인 19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 "2분기 본격 위기 온다...버텨라"

3월 이후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더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IMF는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져 -3.0%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이는 수출이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에는 최대의 악재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의 마이너스(-) 성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실물·고용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홍 부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작년 말부터 잠시 이어졌던 투자·수출 회복세가 1분기 성장세 둔화를 다소 완충해 준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2분기 성장과 고용에 가해질 하방압력을 버텨내고 내수·수출 등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4∼5월에는 고용 충격 대응, 위기·한계기업 지원을 집중 점검한 뒤 6월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집중적으로 챙기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경제 중대본을 통해 민생의 근간인 일자리부터 경기회복을 위한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 등 종합적인 위기 대응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