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롯데 낙천(樂天), 일본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樂天)과 같아
부유층 고객 유치위해 불법마케팅 소문도 나돌아

일본 라쿠텐의 중국어 사이트에 뜨는 광고. 한국 롯데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롯데는 이에 별로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일본 라쿠텐의 중국어 사이트에 뜨는 광고. 한국 롯데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롯데는 이에 별로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어느 한 기업의 경쟁력이 막강해지려면 필요한 요소가 정말로 많다.

이 요소들이 모두 갖춰지면 더할 나위가 없으나 솔직히 완벽하게 모든 것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몇 가지만 제대로 갖춰도 글로벌 일류 기업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가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 '브랜드파워'와 '기업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이 두 가지 정도만 제대로 갖추고 있을 경우 어느 시장에 가서라도 죽을 쑤는 일은 단언컨대 없다고 해도 괜찮다.

중국 시장에서라고 별 다를 까닭이 없다.

하지만 롯데그룹(이하 롯데)은 불행하게도 이 두 가지 요소를 갖추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30여 년 가까이 중국에서 사업을 했다는 게 신기할 정도가 아닐까 싶다.

비교 사례를 들어봐도 좋다.

예컨대 삼성의 경우 대대적인 광고나 판촉 행사 등을 하지 않아도 세계적 브랜드파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이 모르지 않는다.

심지어 '국뽕' 기질이 농후한 중국인들은 워낙 삼성이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자랑하기 때문에 그런지 자국 기업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롯데는 적어도 중국에서만큼은 이 브랜드파워가 명함을 내밀기조차 민망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여 년을 중국에서 사업을 했는데도 모르는 중국인들이 태반에 가깝다.

심지어 롯데를 잘 아는 중국인들까지 “롯데의 주력 사업이 뭔지 솔직히 헷갈린다. 하지 않는 사업도 없으나 특별히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업종이 생각나지 않는다. 주변에 아는 한국인들에게 물어봐도 명쾌하게 대답해주는 이들이 없다. 솔직히 문어발 그룹이라는 평가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며 롯데의 정체성과 브랜드파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에서 일본의 인터넷 쇼핑몰인 라쿠텐(樂天)과 같은 회사로 오인 받는 기가 막힌 상황이 발생하고는 했던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롯데의 중국 이름은 러톈(樂天)으로 라쿠텐과 글자는 물론이고 발음도 똑 같다.

한국과 일본 재계 정보에 엄청나게 밝은 중국인들이 아니면 혼동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들이 지금도 라쿠텐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을 같은 계열의 회사로 많이 착각한다.

하기야 중국의 한국인들 역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는 임직원들이라면 이 황당한 상황에 바로 대응,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롯데의 임직원들은 지금까지 이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에서 나름 만만치 않은 라쿠텐의 영향력에 편승, 슬쩍 묻어가려고 한 속셈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나 싶다.

브랜드파워가 약하다면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한때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태국 스타 니쿤을 모델로 내세운 롯데의 광고. 그러나 효과를 별로 보지 못했다.
한때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태국 스타 '니쿤'을 모델로 내세운 롯데의 광고. 그러나 효과를 별로 보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30여 년 동안 이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을 다 합친 것보다 큰 시장이라는 막연한 기대 하에 요행을 바란 채 사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에서 20여 년 동안 컨설팅 사업을 해온 천페이쥔(陳佩俊) 사장은 “자랑은 아니나 나는 베이징에서 잘 나가는 컨설턴터로 자부한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소규모 한국 기업들도 나를 찾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들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롯데는 단 한 번도 나를 찾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컨설턴트나 업체를 찾았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며 롯데의 주먹구구식 중국 사업 스타일을 아프게 꼬집었다. 

브랜드 파워에 문제가 있을 경우는 이미지라도 좋아야 하나 별로 그렇지도 않다.

이미지 관리에도 실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려도 무방하다.

롯데마트가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이나 수당을 제때 제대로 챙겨주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일부 중국 언론의 악의적 보도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중국에 뿌리 내리는데 실패한 롯데호텔이 부유층 고객들을 한국에 유치, 조직적으로 불법 마케팅을 불과 얼마 전까지 실시했다는 소문을 상기하면 정말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때 서울 모 카지노의 영업사원이었던 P모씨의 증언을 들어보면 확실해진다.

“중국에서는 도박이 불법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도박을 너무 좋아한다. 과거 한국의 우스갯소리 중에 중국에서는 주인과 종업원이 노름을 하다 계속 자장면 집의 소유권을 주고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이에 착안, 중국의 부유층들을 한국으로 데려가 도박을 하게 했다. 이를 통해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롯데호텔도 이에 착안한 것 같다. 게다가 부산 롯데호텔에는 카지노도 있다. 우리를 벤치마킹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안다.”

또 국내 카지노 업계 관계자 H모씨도 “실제 롯델호텔 측이 중국 부유층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도박을 한 것을 목격한 적은 없지만 개연성은 충분하다”며 “카지노 입장에서는 중국의 모든 부유층이 타겟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H모씨는 또 “이들 중국 부유층들은 외화인출 상한액이 있기 때문에 크레딧(신용)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이들 중국 부유층들이 몇 억원씩 가지고 들어올 경우 세관신고 및 자금세탁 등 여러 복잡한 일이 생기기 때문에 그것을 도와주는 게 카지노 마케터들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사람의 증언처럼 중국 부유층들의 카지노 출입 명단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 VIP 손님 명단은 일반 회사의 경우 영업비밀에 해당돼 내부 고발이 없으면 알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P씨와 H씨의 증언은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개연성은 상당하다. 롯데가 중국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정부로부터 좋지 않게 인식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롯데는 게다가 오너와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에 대한 이미지도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니 인터넷이나 누리꾼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슬쩍 훓어만 봐도 엄청나게 나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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