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보고서, 5분위와 1분위 부동산자산 격차 12.3배로 늘어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해 고가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간 부동산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가 주택일수록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인데 특히 지난 2017~2019년 3년 동안 5억원 이상의 아파트를 구입한 경우 시세차익이 대출 원금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경제활동 가구의 소득이 소폭 증가했으나 저축은 많이 늘지 않았다. 또 소득 하위 20%의 빚이 1년 사이 가장 많이 늘었다.

신한은행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전국의 경제생활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 보통사람, 총자산의 75%는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4억1997만원으로 전년보다 1958만원 불어났다.

자산 가운데 부동산은 3억1911만원으로 76.0%를 차지했고, 금융자산은 16.5%(6942만원), 기타 자산이 7.5%(3143만원)이었다.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컸는데 5구간과 1구간 사이의 자산 격차는 9.2배였지만 부동산만 놓고 보면 그 격차는 12.3배에 달했다.

이런 부동산 자산 격차는 전년 11.6배에서 더 확대된 수치다.

부동산 비중이 큰 고소득자가 주택 가격이 급상승한 혜택을 본 셈이다.

이는 지난 2017~2019년 집을 구매한 사람들의 통계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3년 동안 집을 매수한 비율은 11%였는데, 이들이 구입한 아파트값 상승분을 구매가격별로 보면 7억원 이상 아파트는 상승분이 1억6629만원, 5억~6원은 1억224만원이었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특히 7억원 이상 아파트와 5억~6억 아파트의 가격 상승분은 대출원금의 각각 84%, 56%로 나타났다. 대출의 절반 이상을 가격 상승분으로 만회하고도 남는다.

반면 1억원을 넘지 않는 아파트의 가격 상승분은 670만원으로 대출원금의 9%에 그쳤다.

이로 인해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부동산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진 셈이다.

이들의 평균 구매가격과 가격 상승률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4억7082만원, 21%로 구매가격과 상승률 모두 가장 높았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은 평균 구매가격이 2억6572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가격 상승률은 7%로 서울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자료=신한은행]
[자료=신한은행]

◇ 월평균 총소득 486만원...작년보다 10만원 늘어

보고서는 지난해 경제활동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486만원으로 전년보다 10만원 늘었다고 분석했다.

구간별 가구소득 증가율을 보면 중간 계층인 3구간과 4구간의 오름폭이 각각 2.5%와 2.9%로 가장 높았고, 소득하위 20%인 1구간이 2.2%로 뒤를 이었다. 2구간(1.6%)과 상위 20%인 5구간(1.1%)이 오름폭은 1%대에 머물렀다.

소득 1구간과 5구간 간 소득 격차는 4.8배로 전년과 같았다.

조사 대상자들은 총소득 가운데 241만원을 소비에 썼다. 전년보다 3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117만원은 저축과 투자에, 41만원은 빚 갚기에 썼다.

보고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지출을 늘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소비를 차지하는 항목의 비중을 보면 식비(20.8%), 교통·통신비(14.9%), 교육비(11.6%), 월세·관리비(10.8%) 등이 주류였다.

소득 구간별로 소비증가액은 4구간이 9만원으로 가장 컸다. 4구간은 소득 증가뿐 아니라 소비 증가도 두드러진 셈이다.

경제활동 가구 가운데 빚이 있는 가구는 52.8%로 전년보다 4.4%포인트(p) 감소했다.

2구간(-5.0%p), 3구간(-5.7%p), 4구간(-5.9%p) 등 중간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빚이 있는 가구들만 보면 평균 부채 잔액은 8313만원으로, 전년보다 1064만원 증가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부채 규모는 컸다. 5구간의 부채 잔액이 1억2498만원이고, 1구간은 3646만원이었다.

하지만 1구간은 부채가 전년보다 36.3%(972만원)나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부채 보유 가구는 소득이 높을수록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소득이 낮을수록 카드사나 저축은행 이용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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