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이하 유언비어 현지 포털서 관리 안돼...임원들은 "오불관언(吾不關焉)"

롯데그룹의 경영권 싸움을 절묘하게 표현한 중국 언론의 만평. [사진=바이두 캡처]
롯데그룹의 경영권 싸움을 절묘하게 표현한 중국 언론의 만평. [사진=바이두 캡처]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고상한 말로 해도 돈이라는 것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하다. 

요즘에는 공익을 위한 '사회적 기업'도 있으나 이 역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존재의 이유가 애매해진다.

그러나 오로지 돈을 버는 것에만 집착하게 되면 기업으로서는 훌륭할 수 있으나 존경은 크게 받지 못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천박한 장사꾼들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이미지 관리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스웨덴의 국민 기업으로 손꼽히는 발렌베리 그룹을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평판이 너무나도 좋은 탓에 그룹을 이끄는 발렌베리 가문의 구성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도 비슷한 기업은 있다.

바로 유한양행이 아닌가 싶다.

창업주 유일한 선생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진짜 발렌베리 가문의 오너들보다 나으면 나았지 절대 못하지 않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롯데그룹(이하 롯데)은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 진출 30여년 만에 최근 자의반 타의반으로 거의 퇴출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나 오너, 최고 경영자 등에 대한 평판은 발렌베리 그룹이나 유일한 선생처럼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쁘지는 말아야 했다. 

평판이 좋지 않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미지 관리라도 하려고 노력해야 했다.

그래야 지금은 작전상 후퇴를 하더라도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엉망 그 자체였다. 실패는 완전 필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은 인터넷이나 누리꾼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조사만 해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중국의 유력 인터넷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에서 롯데의 중국어 발음인 낙천(樂天)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회장과  현 회장인 신동빈의 이름이 뜬다.

더 들어가면 놀랍게도 두 부자와 관련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낯뜨거운 내용의 글들도 나온다. 

관련 기사들만 해도 1만여 개가 넘는다.

중국 누리꾼들의 SNS를 통해 유포된 롯데 부자의 추문 관련 내용.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 누리꾼들의 SNS를 통해 유포된 롯데 부자의 추문 관련 내용.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인들은 남녀문제에 상당히 관대하다.

"남성의 허리 아래에 대해서는 이렇고 저렇고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대중화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자유분방함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도를 넘어선 상식을 깨는 파격까지 용납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정법대학의 한셴둥(韓獻棟) 교수는 "인터넷을 보다가 설마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국 언론계의 지인들에게 정말 그런 일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는가'라는 말을 하더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믿고 싶지 않다. 설사 사실이더라도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이런 내용의 글들이 중국의 인터넷에 돌아다니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아쉬움을 피력했다.

롯데 창업자 부자의 추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때 미스 롯데였던 S모씨 관련 기사나 정보에서부터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 등의 기사에 이르기까지 중국인들이 즐겨보는 사이버 공간에서 넘쳐나는 것이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이런 얘기들은 일반 중국인들의 SNS를 통해서도 널리 퍼지고 있다.

특히 롯데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기업들의 관계자나 피해를 입은 이들은 더욱 신나게 이런 정보들을 퍼 나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롯데측은 오너 일가의 이같은 추문이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애면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고 신격호 회장은 이미 돌아가셨고 중국을 다녀온지 오래된데다가 중국 SNS 상에서 어떤 내용의 추문이 돌고 있는지 파악이 안돼기 때문에 따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법대 학생 시절 롯데마트의 주셴차오(酒仙橋)점에서 아르바이트를 6개월 했다는 베이징 한 로펌의 추이(崔) 모 변호사는 "내가 일했던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롯데는 정말 기업과 오너, 최고 경영자들의 평판이 좋지 않다"며 "이미지 관리에도 노력하지 않았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려면 이 점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는 뼈아픈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중국에서 존경받는 것은 고사하고 천박한 장사꾼들의 집합체로 완전히 전락해버린 롯데의 입장에서는 충언으로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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