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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7-03 16:28 (금)
[한국 유산기㉑] 극락정토로 가는 배 관룡산·화왕산(2)
[한국 유산기㉑] 극락정토로 가는 배 관룡산·화왕산(2)
  • 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 승인 2020.06.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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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앞에서 계속)

어젯밤 비가 내려선지 산마다 안개가 오락가락 한다. 관룡산에서 병풍바위쪽으로 가는데 병꽃·떡갈·신갈·사방오리·싸리·쇠물푸레·철쭉·진달래, 난티·쉬땅나무, 마타리·나리…….

절벽에 매달린 산신각, 비들길

10시 40분 갈림길(관룡사1·화왕산3.4킬로미터)인데 바위 앞에 서니 목탁소리 낭랑하다.

병풍바위는 깎아선 절벽이어서 위험하다.

뒷길로 돌아가는데 바위에 붙어사는 실사리, 생강·당단풍나무. 10시 45분 개잎갈나무로 부르는 낙엽송지대다.

동굴에는 기도한 흔적이 역력한데 사람은 없다.

물푸레·쇠물푸레·미역줄·산수국·병꽃나무를 지나 11시 구룡산(741미터, 부곡15·화왕산3.4킬로미터). 부곡온천 방향으로 가면 화왕지맥, 노단고개·심명고개·영취산으로 이어진다.

철쭉·쇠물푸레나무 우거진 터널 길. 바위 능선에서 잠시 쉬었다 되돌아선다.

저 멀리 비슬산 하얀색 관측소 따라 철탑이 산마다 마구 꽂혀있다. 정오 무렵 갈림길에서 청룡암으로 내려가는데 뱀이 지나간다.

암자가 잘 보이는 큰 바위에 앉아 점심, 여자나무라 불리는 사람주나무 미끈한 우윳빛 군락지다.

생강·때죽·쪽동백나무 아래 청룡암은 바위산과 잘 어울린다.

수행을 하는지 새소리도 없고 고요해서 적막강산(寂寞江山). 오히려 쓸쓸해서 적요(寂寥)다. 돌계단을 오르는데 발자국 소리도 방해될 것 같아 한 발 두 발 조심해서 딛는다.

휴~ 숨소리 너머 한눈에 돌담 멀리 바라보니 가리는 것이 없다.

바위를 병풍으로 둘러치고 앞에는 들판과 산을 한 자락으로 펴놓은 듯 세속을 떠나 지낼 만한 터다.

절벽에 붙은 산신각(山神閣)은 바위에 매달렸다. 추녀 끝의 풍경(風磬)도 하늘에 떠서 바람에 살랑살랑 이렇게 빼어난 곳에 지은 산신각은 처음 봤다. 오히려 아래채 암자가 부속물 같다.

화왕산 산신각과 바위능선.
화왕산 산신각과 바위능선.
화왕산 산신각과 바위능선.
화왕산 산신각과 바위능선.

산신은 산에서 모든 것을 지키고 다스리는 주인이며 자연을 지배하는 산의 정령(精靈 soul/animism 物活論), 산신령이다.

산신은 호랑이와 같이 다니는데 사찰에서 수호신으로 여겼으며, 산지가 63퍼센트인 우리나라는 겨레와 함께 토착신앙으로 이어져 왔다.

단군이 산신이 되었다 해서 대게 남성인데 지리산이나 선도산은 여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산신을 모신 산신각을 산령각(山靈閣)이라고도 하고 사찰에 따라서 산신각·삼성각(三聖閣)·칠성각(七星閣)을, 어떤 곳은 산신각과 삼성각을 같이 두기도 한다.

삼성각은 산신(山神)·칠성(七星)·독성(獨聖)을 함께 섬기므로 다른 것보다 크게 짓는다.

칠성은 수명·재물·풍년 등 복을 맡은 별나라 임금으로 북두칠성 신이다. 불가에서는 일곱 여래(如來 깨달은 사람, 부처의 딴이름)를 말하기도 한다.

혼자 깨달아 성인이 된 독성과 산신, 용왕을 섬기는 경우도 있다.

절집의 입장에서 보면 밖에서 들어왔다 해서 이들을 봉안한 곳을 전(殿)이라 하지 않고 각(閣)으로 부르는데 주인과 나그네가 바뀐 것 아닌가?

물봉선, 달개비, 돌 사이로 어우러진 능소화. 만다라(曼茶羅)꽃이라 불리는 천사의 나팔(Angel Trumphet)은 흰 꽃을 피웠다.

부처의 설법을 형상화한 그림이라더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브루그만시아(Brugmansia), 가지과 식물로 열대지역 원산이다.

1미터 정도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가장자리는 톱니모양, 여름에 핀다. 천식·진통·진해에 쓰지만 독성이 강하다.

비슷한 것으로 나팔모양 꽃이 하늘 보며 피는 것은 독말풀, 악마의 꽃 다투라(Datura)로 불린다.

내려가는 길가의 바위에 돌을 서너 개 올려놨는데 작은 미륵불 모양이다. 소나무 아래 조릿대가 잘 어울리는 길, 사람들은 나무계단을 두고 옆으로 다녀서 새로 길이 생겼다.

무릎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단을 피해 다니니 멀쩡한 길에 인공구조물은 돈 들여 놓지 말아야 한다. 일방적인 결정이 만든 우리들의 이중성을 보는 것 같다.

어느 해 겨울 아침, 8시 40분 옥천보건진료소 근처 마을길은 들판마다 서리 하얗게 덮였고 까치들이 날아다닌다.

건너 아침 햇살은 산 위에서 눈부신 실루엣을 만들고 땅기운을 밀어올린다. 개 짖는 소리 지나 등산로 입구에 소나무림이 좋다.

감태나무 잎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론데 바위 개울로 졸졸졸 물 한 잔 마시니 서늘하다. 9시 15분 울창한 소나무림 지나자 낙엽을 뒤집어 쓴 무덤, 알록제비꽃은 파란 잎을 뽐낸다.

소나무·바위지대 15분 더 올라 바위길, 화강암이 부스러진 굵은 모래흙인데 오르막 40도쯤 되겠다.

확실히 이곳에서 소나무와 바위 기운을 느낀다.

호기심에 오른쪽으로 비껴서 오르니 내가 선 곳이 혈(穴)이라는 중심 부분, 산세가 뚜렷하고 햇살이 가득하다. 9시 40분 명당에 선다.

앞산에 화왕지맥 길게 지나가는 것이 역력하다. 관룡·화왕산을 수없이 왔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다.

“여기서 쉬자.”

“…….”

헤이즐넛 커피 한 잔, 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고요하니 낯선 길인데도 무엇에 홀린 듯 빨려들 듯 왔다. 그대로 누워본다. 몸이 가벼워지니 기분도 상쾌하다.

10시경 능선 합류지점, 오른쪽이 매표소 방향 왼쪽으로 배바위가 보인다.

잠시 후 화왕산·비들재 구간인 작은 봉우리(화왕산2.9·비들재1.2·옥천매표소2.7킬로미터) 바위벽을 지나 소나무 능선길 좋은데 10시 반경 갈림길(심곡사2·비들재2.5·화왕산1.9킬로미터)이다.

청룡암, 그리고 비들재에서 배바위 가는 바위길.
청룡암, 그리고 비들재에서 배바위 가는 바위길.
청룡암, 그리고 비들재에서 배바위 가는 바위길.
청룡암, 그리고 비들재에서 배바위 가는 바위길.

남명 조식의 기운이 서린 곳

20분쯤 지나 능선 길은 서릿발이 유리처럼 반짝이며 날카롭게 솟았다.

서리 기둥이다.

'서릿발처럼 차갑고 뙤약볕처럼 뜨겁게(秋霜熱日)' 살다간 남명 조식(曺植1501~1572)의 본관이 여기다. 1501년 합천 삼가에서 났다.

개혁기수 조광조가 죽고 숙부도 화를 입자 초야에 묻혀 처사로 살았다. 상소문을 올려(丹城疏) 임금의 심기를 건드렸다.

61세에 지리산 자락에 산천재를 짓고 경의(敬義)를 가르쳐 후학들에게 기개와 과단성을 심어주었다.

곽재우, 정인홍, 김면 등 수많은 의병장들이 문하생이며 “의병의 아버지” 로 불리어 일본인도 두려워했다.

탁상공론을 싫어했고 김종직, 정여창을 거쳐 남명 조식에 이르러 실천적 학풍이 꽃 피게 된다.

산 아래 도성암은 지붕만 보이고 장군바위에 서니 내려다보기 좋은 곳이다. 배바위, 화왕산이 풍경화처럼 뚜렷이 다가온다.

최고의 조망지점이다.

고개를 돌려보면 설악산 한 부분을 옮겨 놓은 것 같은 저 멀리 구룡산.

하늘로 치솟은 바위들이 즐비하다. 11시경 배바위에서 선명한 남쪽 길, 화왕산의 날개 비들재(2.9킬로미터) 암릉길이다.

긴 능선이 비둘기 날개를 편 것 같아 비둘재가 비들재로, 산이 삐죽삐죽 솟아 닭 벼슬에서 비슬, 비들로 바뀌었다.

일행은 관룡사 거쳐 옥천보건진료소 내려오니 오후 2시경, 계성을 지나 영산의 만년교(萬年橋), 연지(蓮池)를 향해 달려간다.

읍내의 연못도 화재를 막으려 조성했다는데 탈레스(Thales)와 주역(周易) 오행에서도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 했거늘 불로써 물을 다스리려 했으니…….

<탐방로>

● 전체 13.5킬로미터, 5시간 정도

옥천주차장 → (5분)옥천사 터 → (10분)돌장승 → (20분)관룡사 → (30분)용선대 → (1시간*휴식포함)관룡산 정상 → (10분)일야봉 산장 갈림길 → (35분)화왕산 정상 → (5분)지곡매표소 갈림길 → (10분)배바위 → (30분*휴식 포함)남문 → (30분)너럭바위 계곡 → (1시간*휴식 포함)옥천주차장

* 10명이 걸은 평균 시간(기상·인원수·현지여건 등에 따라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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