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시작된 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11일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시작된 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11일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모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 모씨가 주민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사실이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10일 오전 2시께 자신의 집 주변에서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이 아파트 주민 A씨(50대 남성)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최 씨를 폭행한 뒤 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족들은 A씨가 지난달 27일에도 최씨를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경비초소 안에 있는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A씨의 폭행으로 인해 최씨의 코뼈가 부려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숨진 최 씨는 다음날인 28일 A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 아파트 주민들은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경비 초소에 분향소 분향소를 설치하는 등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에는 "항상 친절히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돕겠다" 등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 차 있었다.

특히 A씨는 최씨가 숨지기 전인 지난달 자신이 이웃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며 최 씨를 모욕죄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사고 있다.

또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국민청원이 올라와 11일 오후 5시 20분 현재 2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고 있다.

이 청원인은 자신을 이 아파트에 거주한지 2년째 되가는 입주민이라고 소개하며 "(고인은) 자기 가족처럼 항상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는 순수하고, 좋은 분이셨다"며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없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단 사람이 죽은 문제이다 보니 되도록 망자와 관련해 대응하지 않았지만, 유족과 주민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씨가 처음 아파트에 입사했을 때 슬리퍼를 신은 복장에 대해 지적했는데, 그 이후로 억하심정이 있는지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유독 제 자동차의 이중주차만 문제 삼았다"며 "사건 당일에도 (최씨가) 차를 밀었고, 이를 말리자 위협하는 듯이 제 쪽으로 차를 밀길래 시비가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로 실랑이가 있었지만, '경비실 화장실에서 코뼈가 부러지도록 폭행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을 말하는 일부 주민과 유족을 상대로 형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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