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 '관경변상도', 1323년, 비단에 채색, 224.2cm×131.9cm, 일본 교토 지은원 소장
작자 미상, '관경변상도', 1323년, 비단에 채색, 224.2cm×131.9cm, 일본 교토 지은원 소장
작자 미상, '관경변상도' 부분도, 일본 교토 지은원 소장.
작자 미상, '관경변상도' 부분도, 일본 교토 지은원 소장.

【뉴스퀘스트=백남주 큐레이터】 <관경변상도>는 불교 정토신앙의 경전인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 말하는 16관법의 내용을 그린 고려불화이다.

『관무량수경』은 불교의 정토신앙의 근본경전 중 하나로 『십육관경(十六觀經)』·『관경』이라고도 하며『아미타경』·『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의 하나로 우리나라 정토신앙의 중심이 되는 경전이다.

이 경전의 중심내용을 이루고 있는 16관법은 극락을 보는 방법으로, 아미타불이 있는 극락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는 중생에게 용기의 눈, 관조의 눈을 길러주는 관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정토신앙이 성행하면서부터 널리 행하여졌던 관법이다.

정토삼부경 중 『관무량수경』은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은 경전이었는데, 경의 내용을 요약하면 부처님 당시의 마가다 왕국의 왕인 빈비사라 왕과 위데히 왕비, 그리고 아들인 아사세 왕자 사이에 일어난 권력 다툼과 근친살해, 그리고 이를 구제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 발생한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 왕비인 위데히가 부처님에게 도움을 청하자, 석가모니는 신통력을 발휘해 극락정토의 아름다운 모습 16가지를 미리 보여주었고, 이를 본 사람들이 구원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관무량수경』의 내용이다.

변상도(變相圖는) 불교의 교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종교화로, 종교적 진리가 변화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변상도(變相圖)라고 하였다.

대체로 변상도는 석가모니의 전생을 묘사한 본생도(本生圖)와 현생(現生)의 전기를 담은 불전도(佛傳圖), 그리고 정토(淨土)의 장엄도(莊嚴圖)를 모두 포함하여 지칭한다.

일본 교토 지은원에 소장중인 <관경변상도>에는 화려하고 장엄한 극락정토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화면을 크게 아래위 4단으로 나누어 16관의 장면을 배치하였다.

불화를 그리는 데 제일 많이 사용된 색은 녹색과 붉은색이고, 그 다음으로 금색도 많이 사용하여 화려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불화에 등장하는 부처와 보살 외에 극락정토에 다시 태어난 귀부인 왕생자(往生者)들이 입고 있는 옷들은 고려 시대의 복식으로 보이는데, 이를 통해 고려 시대 상류층 여인들이 입었던 복색의 특징을 알 수 있다.

<관경변상도>를 보면, 고려 시대 귀부인들이 저고리와 치마를 입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통일신라시대 중국에서 수입된 방식인데, 저고리 위로 치마를 입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치마를 먼저 입고, 그 위에 저고리를 착용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방식이 모두 <관경변상도>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상류층 여인들은 이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해 저고리와 치마를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관경변상도> 속 여인들은 상류층의 부인답게 화려한 겉옷과 녹색의 저고리와 붉은색 치마를 입었는데, 그 문양이 매우 화려하다.

여인들이 입은 옷감에는 부처나 보살들이 입는 법의에서 보이는 원형의 연화 당초원문이 그려져 있다.

이 변상도 제일 아랫단에는 ‘정토십육관 경각송(淨土十六觀經各頌)’이라는 게송과 발원문이 첨부되어있다. 발원문을 보면, 고려 충숙왕 10년(1323)에 도인(道人)·대선사(大禪師)·승통(僧統)을 비롯한 6명의 승려와 별장(別將)·부인·대정(隊正)이라는 3명의 속인이 함께 발원하였고 , 화공 설충(薛沖), 화공 이□(李□)등이 그렸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이를 통해 이 불화의 제작 시기, 발원자, 화승(畵僧)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고려불화, 한국의 미7(중앙일보사, 1981)

고려불화대전, 700년 만의 해후, 특별전 도록(국립중앙박물관, 2010)

고려불화에 나타난 고려복식의 고찰(채금석, 숙명여대 대학원 석사논문, 1987)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http://encykorea.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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