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최 모씨가 근무하던 초소 앞에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최 모씨가 근무하던 초소 앞에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던 아파트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오전 현재 온라인커뮤니티 보내드림 등에는 해당 사건의 가해자 A씨의 것으로 보이는 신상이 자세하게 노출됐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A씨의 이름을 비롯해 나이, 주소, 직업 등 자세한 내용과 함께 A씨가 벌써 집을 내놓고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등 사적인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해당 글에는 A씨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과 사법 당국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A씨의 신상공개에 대해 다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씨의 잘못은 분명하지만 신상 공개로 인해 그의 가족 및 주변사람들에 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부분별한 신상공개로 인해 다른 거짓정보가 떠돌며 애꿎은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상에서는 '가해자가 가수 태진아의 매니저'라는 글이 올라와 연예인이 직접 해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가수 태진아는 지난 12일 이와 관련 "최근 아파트 입주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사건의 가해자가 우리 회사 매니저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단언컨대 가해자는 저희 회사 직원도 아니고, 저희 회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임을 밝혀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이번 해프닝은 최근 인터넷상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모씨가 입주민의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전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A씨는 50대 경비원 최씨와 주차 문제로 다툼을 하다 폭행과 폭언을 했고, 폭행과정에서 최씨의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그는 또 최씨에게 ‘머슴’이라고까지 표현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도 일삼았다.

특히 A씨는 숨진 최씨와의 쌍방 폭행을 주장하며 수술비 2000만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허위 진단서’ 를 이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금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은 전날 이 아파트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며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13일 오전 8시 50분 현재 27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폭행을 한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나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일부 주민과 유족을 상대로 형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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